평화로 가는 어려움을 조명한 연극 '오슬로'

입력 2018-10-02 19:58
평화로 가는 어려움을 조명한 연극 '오슬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국립극단 이성렬 예술감독이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첫 연출작으로 연극 '오슬로'를 무대에 올린다.

극작가 J. T. 로저스가 쓴 '오슬로'는 2016년 뉴욕 초연 후 토니상, 드라마 데스크상,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상 등을 휩쓸며 미국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시아에서 '오슬로'가 무대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인 데다 이 감독이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서 처음으로 연출하는 작품인 만큼 연극계 관심이 집중된다.

이 작품은 노르웨이 한 부부가 비밀 협상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협정을 이뤄내는 과정을 그린다.

르완다 대학살,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 그간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를 재치 있게 다룬 J. T. 로저스는 '오슬로'를 통해 1993년 극적으로 타결된 오슬로 협정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협정의 숨은 주역에 집중한 이 작품은 다소 묵직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는 서사에 블랙 유머를 적절하게 녹여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하나의 가능성을 향한 지난한 과정'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준비 중인 이성열 연출은 희곡 특유의 속도감과 위트를 살려 작품 매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그는 2일 서계동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남북관계 등 한반도 정치외교 상황에 비추어볼 때 우리 관객들도 공감할 만하다"며 이 작품을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평화로 가는 길이 참 어려운 과정임을 보여주고 싶다. 아울러 굴하지 않고 어려움을 뚫고 가는 사람들의 희망과 의지를 전하고 싶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연출은 오슬로 아파트와 강의실, 가자지구 뒷골목, 런던의 호텔 등 다양한 장소를 현대적으로 표현하고 실제 협정 당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자료를 활용해 사실성을 더할 계획이다.

열정적인 사회학자 '티에유 라르센' 역은 극단 양손프로젝트 배우 손상규가 맡았으며, 카리스마 있는 외교관 '모나 율' 역에는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드는 배우 전미도가 캐스팅됐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 재무장관 '아흐메드 쿠리에' 역은 제54회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자인 김정호가 맡았으며, 이스라엘 외무부 법률 자문 '요엘 싱어' 역은 제5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을 받은 정승길이 연기한다.

이밖에 임준식, 최지훈, 정원조, 이호철 등 국립극단 시즌 단원이 참여한다.

12일부터 11월 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며, 티켓 가격은 2만∼5만 원이다. ☎ 1644-2003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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