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국민으로서"…귀화 한국인 국민선서 한다
법무부, 국적법 시행령 개정안 마련…'품행 단정' 요건도 구체화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국민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올 연말부터 국적을 새로 얻은 귀화 한국인은 이런 내용의 국민선서를 하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마음가짐을 다잡게 된다.
법무부는 귀화증서 수여식에 쓰일 국민선서의 구체적 내용을 규정한 국적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최근 입법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올 연말 시행을 앞둔 개정 국적법은 귀화허가를 받고 나서 국민선서를 하고 귀화증서를 받은 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고 규정했다.
미국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는 귀화할 때 선서를 한다. 그러나 한국은 독립유공자 후손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별도의 행사 없이 우편으로 귀화를 허가한다는 통보만 하고 있다.
만 15세 미만이거나 신체·정신적 장애 등으로 국민선서를 이해 또는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은 선서를 하지 않아도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귀화증서 수여식과 국민선서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는 자부심을 키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귀화 요건 가운데 하나로 '품행단정'을 들고, 그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국적법은 귀화하려는 외국인에게 '품행단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법무부 자체 기준으로 판단해 종종 행정소송으로 비화했다.
국적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 기소유예 처분일로부터 2년 이내 ▲ 벌금 납부일로부터 5년 이내 ▲ 집행유예 기간 경과일로부터 7년 이내 ▲ 금고 이상의 형 집행 종료일로부터 10년 이내인 경우 귀화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 국세·관세·지방세 등을 내지 않은 경우도 결격사유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만86명이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얻었다. 중국(4천781명·47.4％), 베트남(3천742명·37.1％) 등 한국인과 결혼이 빈번한 나라 출신이 많았다.
국적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은 올해 12월20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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