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4강 안국현 "올해 대회 다 끝나면 군대 가야죠"

입력 2018-10-02 17:51
삼성화재배 4강 안국현 "올해 대회 다 끝나면 군대 가야죠"

한국 기사 중 유일하게 4강 진출…탕웨이싱과 준결승 설욕전



(대전=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안국현(26) 8단이 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을 단단히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많다.

먼저 한국 프로기사 중 유일하게 삼성화재배 4강에 올랐기 때문에 태극마크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가 지나면 프로기사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국방 의무를 지겠다는 계획도 세운 상태다.

안국현 8단은 "좀 더 진지하게 4강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안국현 8단은 2일 대전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 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에서 중국 롄샤오 9단에게 25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4강에는 안국현 8단과 탕웨이싱 9단, 커제 9단, 셰얼하오 9단 등 중국 기사 3명이 진출했다.

안국현 8단은 작년에도 삼성화재배 4강에 한국 기사 중 홀로 진출했으나, 탕웨이싱 9단에게 막혀 결승에 오르지는 못했다.

대국 직후 "4강에 오른 다른 기사들 모두 맞붙기 싫은 상대지만, 탕웨이싱 9단과 만났으면 좋겠다. 아니, 4강이 아닌 결승전에서 만나도 괜찮을 것 같다"며 설욕 기대감을 드러냈다.

운명처럼 안국현 8단은 오는 11월 5일부터 열리는 4강 준결승 3번기에서 중국 탕웨이싱 9단과 맞붙게 됐다.

안국현 8단은 "탕웨이싱 9단은 까다로운 스타일"이라며 "저 혼자 남았다고 기대를 받기에는 제 실력이 부족하지만, 이렇게 됐으니 잘 준비해서 좋은 바둑을 두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작년보다 자신의 실력이 향상됐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국 바둑랭킹 20위인 안국현 8단은 "저 말고 다른 기사들도 다 실력이 좋아진 것 같지만, 저도 작년보다는 좋아졌다"며 "몰랐던 수를 많이 보게 되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또 하나 좋아진 게 있다면 '자신감'이다.

안국현 8단은 "8강에 올라온 선수들 모두 저보다 실력이 세다. 하지만 저는 서로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감 있게 뒀다. 운도 따랐다"며 4강 진출 비결을 밝혔다.

이어 "아직 제가 이 정도의 실력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삼성화재배에서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다. 저와 이 대회가 잘 맞는 것 같다"며 담담하게 웃었다.

안국현 8단은 "한국 기사들은 선이 강하고 뚝심 있는 바둑을 둔다. 중국 기사들은 현실적이고 안정적으로 두는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안국현 8단이 3번기로 열리는 4강에서 탕웨이싱 9단을 꺾으면 커제 9단-셰얼하오 9단 중 승자와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결승 3번기는 12월 3∼5일 열린다.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거머쥔다면 안국현 8단은 프로바둑기사 인생 1막을 화려하게 정리할 수 있다.

안국현 8단은 "올해 대회 일정이 다 끝나면, 입대를 신청해서 군에 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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