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하늘길] ① 황금알 낳는 거위?…곳곳에서 항공사 신설 열풍

입력 2018-10-09 08:08
수정 2018-10-09 08:38
[뜨거운 하늘길] ① 황금알 낳는 거위?…곳곳에서 항공사 신설 열풍

대부분 특정지역 기반…현재 6개인 LCC만 최대 12개까지 늘어날 수도

과당경쟁 우려 속 지방경제·지방공항 부활 내세워 지자체 적극 개입

[※ 편집자 주 = 2005년 날갯짓을 시작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비행 반경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LCC 등장은 항공시장 성장, 소비자 편익 증대, 지방공항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항공시장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과당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전국적으로 지역 거점 항공사 설립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선발업체는 난립과 과당경쟁 심화를 우려합니다. 후발업체는 항공 여객수요를 고려하면 시장 추가진입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변합니다. 연합뉴스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항공사 신설 움직임,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들여다봅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국내 첫선을 보인 지 10여 년에 불과한 저비용항공사(LCC) 비중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처럼 특정지역에 기반을 둔 항공사들은 항공운송시장 성장은 물론 지역 활성화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최근 지역 활성화를 위한 활로를 모색하던 지자체들이 항공운송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지자체 관심은 신규 항공운송사업자와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져 전국적으로 지역항공사 설립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현재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대형항공사와 함께 LCC만 6개사에 달한다.

에어필립 등 소형항공사도 올해 운항을 시작했다.

항공시장이 한계상황에 처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재 지역별로 최대 5∼6개사가 설립됐거나 설립을 검토 중이다.

사업구조는 대부분 LCC 형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후발주자 혹은 신규사업자들이 모두 정부로부터 항공운송사업 신규면허를 받을 수 있을는지 미지수지만, 대한민국을 허브공항으로 한 항공사가 최대 12개까지 늘어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지난 3월 항공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해 신규 LCC 진입 장벽을 강화하려던 국토교통부는 후발업체 및 지역 정치권 등 여러 경로의 반발 움직임에 부딪히자 내달 신규 면허 심사를 재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역을 기반으로 한 LCC부터 여러 형태의 신규 항공운송면허 신청이 줄을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신규사업자는 양양국제공항을 모(母)기지로 출범을 준비 중인 강원도와 플라이강원.

플라이강원은 지난 5월 30일 정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플라이양양에서 플라이강원으로 바꾸고 2016년 4월, 2017년 12월 두 차례 면허 신청 반려 사유를 분석해 사업계획을 보완하고 LCC 면허 심사를 재신청했다.

자본금 규모도 185억원에서 302억7천만원으로 늘리고 투자 확약 200억원, 투자의향 535억원 등 1천37억원 규모 자금운영계획을 제출했다.

5대 이상 항공기 임차 의향서(LOI)도 확보했다.

면허만 받으면 언제든 비행기를 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LCC 에어로케이의 시장 진입 의지도 강력하다.

에어로케이 역시 작년 6월 면허 신청 반려 이후 두 번째로 지난달 17일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처음 사업면허 신청을 냈을 때 항공사 간 과당경쟁이 우려되고 청주공항 용량도 부족하다는 국토교통부 반려 사유를 전면 보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로케이 측은 "과당 경쟁 우려가 없는 항공 자유화 지역 등 11개 노선을 선정해 3년 차까지 운항하며 항공기 도입을 3년 차까지 6대로 축소하고 납입 자본금 451억원을 확보했다"며 취항 준비가 됐음을 전했다.



에어로케이 외 청주공항을 기점으로 한 가디언즈항공도 열성적이다.

이 항공사는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항공화물 운송 전용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3월 충북도, 청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 신청을 준비 중이다.

호남 기반 항공사 에어필립은 소형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취득해 지난 6월 30일부터 50인승 항공기(ERJ-145)를 운항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무안∼제주 부정기 노선 운항을 시작했고 이번 중 3호기를 도입해 오는 11월 무안∼블라디보스토크 노선 등 국제선 부정기 노선(주 3회)을 취항할 계획이다.

소형항공사업자로 출발했지만, 장기적으로 LCC 신규면허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에어필립은 신규면허 획득과 함께 2022년까지 12대의 항공기를 보유해 일본·중국·동남아 등지로 운항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도민 항공수요 충족을 위해 지역 기반 항공사를 새로 설립하고 기존 설립된 소형항공사 에어포항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에어대구는 대구지역 거점 LCC 설립을 표방하면서 자본금 확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천 기점 프레미아항공은 지난해 7월 법인 설립 후 내년 말 취항을 목표로 면허 신청을 준비 중이다.



경남에선 2016년 6월 밀양 신공항 유치가 무산되고 정부의 김해신공항 확정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로 가칭 남부에어를 설립키로 했으나 작년 5월 LCC 추진 전담부서를 폐지한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국내 LCC는 2004년 한성항공(티웨이항공으로 변경) 설립과 함께 비롯됐으며 2005년 제주항공, 2007년 에어부산, 2008년 진에어, 2009년 이스타항공, 2016년 에어서울이 잇달아 출범하는 등 6개사 체제로 확대됐다.



이들 LCC는 상대적으로 싼 항공요금, 접근성, 노선확장 등을 통해 수송분담률을 높이며 대형항공사(FSC) 위상을 위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취항한 LCC 여객 점유율은 2002년 첫 LCC 노선이 생긴 이래 올해 30%대를 돌파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 기반 LCC와 소형항공사는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삼아 일자리 창출, 연관 산업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공통점을 지닌다"며 "항공산업이 전문인력 양성 및 정비, 부품생산 등 지역경제를 이끄는 신산업 발전 가능성이 높아 잇단 지역항공사 설립 추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임보연, 강종구, 황봉규, 장영은, 장아름, 전창해)

reali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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