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파' 하토야마 "한반도 평화 주변국이 서포트해야"(종합)

입력 2018-10-02 17:33
수정 2018-10-02 18:52
'지한파' 하토야마 "한반도 평화 주변국이 서포트해야"(종합)

화해치유재단 해산 관련 "한국민이 원하는 방안으로 가야"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2일 "한반도 문제는 한두 번의 정상회담으로 힘들고 무엇보다 주변국이 서포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부산대에서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기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으로 한반도 평화에 큰 진전이 왔고 기회가 도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한두 번의 정상회담으로 모든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회담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인내하고 무엇보다 주변 국가가 서포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내각의 북한과의 관계 개선 모색에 대해 "아베 총리가 '북한과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 없다'고 말하고, 일본이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이 같은 말을 한 배경에는 납치문제 해결을 서두르고 싶어서일 것"이라며 "하지만 납치문제 해결은 핵폐기 문제와 함께 보조를 맞춰야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한반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전쟁이 종결되면 주한 미군의 존재, 일본 내 미군의 위치 등은 재검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문 대통령의 위안부 피해자 화해치유재단 해산 문제에 대해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때 맺어진 위안부 협정이 잘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걱정했다" 며 "중요한 것은 한국 국민이 납득할 수 방안으로 해결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주해역에서 열리는 관함식 때 일본 해군의 전범기 게양 관련 질문에는 "아베 총리는 강한 일본을 만들고 싶어 하고 대일본주의에 집착한다"며 "나는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아시아의 평화와 동아시아의 공동체 구축'을 주제로 특별강연했다.

강연장에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인 이용수 할머니가 찾았다.

이 할머니는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하토야마 전 총리의) 모습을 보고 이런 분이 어디 있나 싶었다. 일본 사람 중에 정말 으뜸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도 했고, 저도 편지도 써 보내기도 했다"라고 과거 인연을 소개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학위수여식에 앞서 유엔평화공원을 찾아 추모했다. 이어 2001년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의인 이수현 씨 묘역을 찾아 헌화했다.

그는 3일 경남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찾아 위령각에 참배하고 피해자들을 위로할 계획이다.

ljm70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