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버겁다"…파키스탄, 사업 규모 축소

입력 2018-10-02 13:57
"中 일대일로 버겁다"…파키스탄, 사업 규모 축소

철도 프로젝트 20억달러 삭감…"부채 감당 어려워"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경제난에 시달리는 파키스탄이 '부채의 주범'으로 지목된 중국과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규모를 축소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셰이크 라쉬드 파키스탄 철도부 장관은 전날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 철도 사업 규모를 82억달러(약 9조1천600억원)에서 62억달러(약 6조9천300억원)로 20억달러(약 2조2천300억원) 줄였다고 밝혔다.

철도 사업은 파키스탄과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남부 항구 카라치부터 북부 도시 페샤와르까지 1천872㎞ 구간을 개조하는 메가 프로젝트다.

라쉬드 장관은 "파키스탄은 거대한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난한 나라"라며 "앞으로 이 철도 사업 규모를 20억달러 더 줄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현재 중국과 460억달러(약 51조3천800억원) 규모의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을 비롯해 620억달러(약 69조2천500억원)에 달하는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이 해외 각국과 야심차게 진행하는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초대형 자금을 투자하다가 현재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8월 임란 칸 정부 출범 뒤 도로, 철도 같은 대형 인프라 건설 대신 민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장이나 위생처리 시설을 짓는 데 초점을 두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파키스탄 당국 분위기는 말레이시아처럼 대형 프로젝트를 완전히 취소하자는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사업 내용을 재검토해 목표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키스탄은 중국 대신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정유시설 개발 등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쉬드 장관은 "CPEC는 파키스탄의 근간"이라며 "하지만 우리의 눈과 귀는 (다른 옵션으로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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