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車산업 영향 미미…픽업트럭 수출 연 2천960대 막혀"
산업부 영향평가 보고…"ISDS 개정으로 정부 정책권한 보호"
(세종=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으로 대미 화물자동차(픽업트럭)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지만, 전반적인 자동차 산업 피해는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에 제출한 '한미FTA 개정협상 주요 결과 및 향후 계획'에서 산업연구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수행한 한미FTA 개정 영향평가 결과를 보고했다.
보고서는 지금처럼 미국에 수출하는 화물자동차가 없거나 앞으로 우리 업체가 전량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하는 경우 이번 개정협상에서 합의한 미국의 화물자동차 관세 20년 연장이 교역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픽업트럭의 상징성과 고객의 보수적 성향, 미국 브랜드의 높은 경쟁력 등 때문에 지금까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국인 멕시코와 캐나다 외에 미국에 수출한 국가가 없는 점을 고려,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의 픽업트럭 수출이 쉽지 않다고 본 것이다.
보고서는 원래 2021년 사라질 예정이었던 화물자동차 관세가 20년 연장되면 국내 업체의 미국시장 진출도 그만큼 늦어진다는 의견도 감안해 이에 따른 잠재적 수출 손실을 추산했다.
보고서는 국내 업체가 절반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절반을 수출한다고 가정하고 2021년부터 2040년까지 연간 2천960대의 화물자동차 수출 기회가 상실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화물자동차 관세양허 연장은 기본적으로 국내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대미 잠재적 수출기회의 소멸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한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 상한을 2만5천대에서 5만대로 상향한 게 교역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그 근거로 2015∼2017년 미국 제작사가 국내에서 1만대 이상을 판매한 사례가 2016년 GM(1만3천103대)을 제외하면 없다고 밝혔다.
또 과거 미국 제작사의 국내 판매 추세를 고려해 2040년까지 연간 판매량을 추산해도 2만5천대를 초과하는 제작사가 없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환경기준 개정의 경우 영향이 없거나 평가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차기 연비·온실가스 기준(2021∼2025년)을 만들 때 미국 기준 등 글로벌 추세를 고려하기로 했는데 아직 차기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한미FTA 개정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지 못한 것이다.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것으로 인정해주는 '에코이노베이션 크레딧' 상한 확대는 국내 업체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개정이 투자자에 의한 남소를 제한하고 정부의 정당한 규제 권한 보호에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무역구제는 현장실사 절차 규정 신설과 반덤핑·상계관세 산정내역 상세공개가 미국 정부의 조사를 받는 우리 기업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했다.
섬유의 경우 한국에서 공급하기 어려운 일부 품목의 원산지 기준을 완화했는데 이를 통해 연평균 약 54만달러(약 6억원) 규모의 대미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제도에 대해서는 현재 관련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추후 개정안을 마련할 때 건강보험재정 부담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산지 검증 부문에서는 양국 공통으로 적용되는 원산지 검증원칙 도입 등으로 양국 간 무역 원활화와 원산지 검증 관련 업계 부담 완화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개정 한미FTA 발효에 필요한 국내 절차가 내년 1월 1일까지 완료될 수 있도록 이달 중으로 국회 비준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