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세계 경제전망 7월보다 어두워져…일부 위기 현실화"

입력 2018-10-02 03:51
수정 2018-10-02 14:00
IMF 총재 "세계 경제전망 7월보다 어두워져…일부 위기 현실화"

"레토릭서 무역장벽 현실화…신흥국서 최대 1천억불 유출될수도"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일(현지시간) 글로벌 무역갈등에 따른 충격파를 우려하면서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이 지난 7월보다 어두워졌다고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릴 예정인 IMF 연차 총회와 관련해 이날 워싱턴DC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는 지난 7월 올해 및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3.9%로 전망했다"면서 "그 같은 전망이 그 이후 덜 밝아졌다(less bright)"고 말했다.

IMF는 오는 9일 세계 경제 전망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라가르드 총재가 경제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IMF가 글로벌 경제 전망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6개월 전에는 수평선 위의 '위기의 구름'을 지적했지만, 오늘 현재 그런 위기의 일부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경제 기상이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국가가 '번영의 약속'을 달성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핵심 이슈는 레토릭이 실질적인 무역장벽이라는 새로운 현실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것은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단순히 무역 자체뿐 아니라 투자와 생산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높은 금리, '강(强) 달러'와 함께 무역전쟁은 일부 신흥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면서 위기가 확대되면 신흥국에서 자본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IMF의 새로운 조사 결과를 인용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은 최대 1천억 달러(약 111조1천50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현재까지 확실히 광범위한 금융위기 확산을 목격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이 급격히 변할 수 있다"면서 "현재의 무역분쟁이 더 격화되면 신흥국이나 개도국 경제에 광범위한 충격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은 감세 등으로 강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지만 유로 지역과 일본은 둔화의 조짐이 있으며, 중국은 성장 조정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국가 이름은 적시하지 않은 채 현재의 무역분쟁 완화와 해결,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포함한 글로벌 무역시스템에 대한 '스마트'한 규칙 설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 등을 주문했다.

이어 "규칙을 강화하는 것이 당장의 도전"이라면서 "국가 보조금에 의한 왜곡된 영향에 대한 검토, 우월적 지위의 남용 방지,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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