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 대표 "지중해 난민구조, 정치에 인질로 잡혀"
그란디 대표 "지중해 난민구조 활동 계속돼야"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 대표는 1일(현지시간) 정치가 지중해 난민구조 활동을 인질로 붙잡고 있다고 비판하며 구조 활동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란디 대표는 이날 UNHCR 연례 집행이사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유럽이 현재의 난민 지위 인정 정책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행 난민들의 출발지인 리비아가 해안경비대를 강화해 난민 브로커들을 단속하고 있지만, 공권력을 지닌 다른 기관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어서 리비아로 송환된 난민들이 착취와 구금 등 끔찍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그는 포퓰리즘 정권이 들어선 뒤 난민구조선 입항까지 차단한 이탈리아의 반난민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란디 대표는 "책임을 함께해왔던 것은 책임을 미루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사람들을 밀쳐내는 것은 답이 되지 않는다. 난민 구조선이 들어올 때마다 하선 문제를 협상하는 것은 성공한다 해도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시리아와 로힝야족 난민들의 귀환 문제도 언급했다.
그란디 대표는 시리아 내에서 전쟁을 피해 살던 곳을 떠났던 사람 중 75만 명이 지난해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외국으로 나갔던 수백만명의 난민들은 매년 1%도 채 시리아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는 반군 최후 거점인 이들립의 상황이 시리아 밖에 머무는 560만 명의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갈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리라 전망하면서 교전 양측에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미얀마군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떠난 로힝야족 난민 70만명이 원래 살던 곳으로 조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미얀마 정부가 거주 환경을 마련해줄 것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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