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무장투쟁 선구자' 김규흥 고향 옥천에 기념비 선다
자신이 설립한 창명학교 후신 죽향초교 교정에 5일 제막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항일 무장투쟁의 선봉에 섰던 독립운동가 범재(凡齋) 김규흥(金奎興·1872∼1936) 선생의 고향인 충북 옥천에 그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진다.
2일 김규흥 기념사업회와 옥천문화원 등으로 구성된 기념비 설립 추진위원회는 이달 5일 옥천 죽향초등학교 교정에 그의 생애와 업적 등을 담은 기념비를 건립, 제막할 예정이다.
그는 이 학교 전신인 사립 창명학교(彰明學校) 설립자다. 교육을 통한 자강운동에 힘을 쏟아 1906년 목화밭에 학교를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1908년 고종의 특명을 받고 왕실 비자금으로 한인 무관학교를 세우기 위해 중국으로 망명한 그는 이후 조선인 최초로 중국 신해혁명에 가담해 도독부총잠의 겸 육군소장이라는 혁명정부 요직에 오른다.
이를 기반으로 조국 독립을 위한 활동을 시작해 1919년 파리강화의의에 임시정부 파견원 자격으로 참석하는 등 독립을 위한 외교전에 나선다.
1922년에는 흥화실업은행을 설립해 무장투쟁자금을 모으는 등 독립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기념비 건립을 주도한 김승룡 옥천문화원장은 "교육운동과 독립운동을 함께 펼친 김규흥 선생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업적을 조명하는 계기가 되기 바라면서 후손과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기념비를 세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의 증손자인 김상승(71)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할아버지는 독립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많은 족적을 남기셨다"며 "관련 자료가 하나둘 발굴되고 있는 만큼, 이번 기념비 건립을 통해 그의 생애를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념사업회는 2년 전 옥천에서 독립운동사에 새겨진 그의 발자취를 좇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올해 12월에는 그의 생애를 기록한 평전을 발행할 예정이다.
bgi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