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예능 부쩍 활발…"정치보다도 어려운 도전"

입력 2018-10-02 06:40
정치인 예능 부쩍 활발…"정치보다도 어려운 도전"

'아내의 맛' 오세훈·'따로 또 같이' 김한길 등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정치인들의 예능 나들이가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현실 정치에 지친 유권자들에게 다른 방법으로 친근하게 다가서 설 수 있는 덕분이다.

특히 부인과 함께 부부 예능에 출연하는 정치인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SBS TV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한 이재명 경기지사 이후 오랜만이다.



당외 인사이지만 보수 진영 내에서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로도 회자하는 오세훈(57) 전 서울시장은 아내 송현옥(57) 교수와 TV조선 예능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을 선택했다.

이들은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나 결혼한 33년 차 부부의 일상을 거리낌 없이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오 전 시장은 아침부터 헬스장을 찾아 운동하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한 모습뿐만 아니라 아내를 위해 직접 아침을 차리는 등 친근한 모습까지 한꺼번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한길(64)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배우이자 부인인 최명길(56) 씨와 tvN 예능 '따로 또 같이'에 도전한다.

이 프로그램은 부부가 같이 여행지로 떠나지만 취향에 따라 남편과 아내가 따로 여행하는 모습을 그릴 부부 여행 리얼리티 예능이다. 같은 여행지에서 다른 여행을 즐기는 부부 모습을 통해 결혼 후에도 독립적인 취향과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방식을 담는다는 계획이다.



결혼 24년 차인 두 사람을 tvN 예능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부부 역시 이번 프로그램 출연을 정치와 또 달리 어려운, '새로운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김한길 전 대표는 정치인들의 예능 출연과 관련해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정치는 제가 무슨 말을 하면 말을 듣는 사람 중 절반은 나와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걸 전제로 한다. 우리 편과 저쪽 편이 다르고, 선거에서도 절반쯤의 유권자에게 박수를 받으면 이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예능은 그렇지 않다. 절반쯤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모든 분에게 공감을 자아내야 성공한다. 정치와는 많이 다르다"며 "제 입장에서는 그렇게 정치와는 다른 예능도 한 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고 출연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부부 예능 외에도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빈자리를 잠시 채운 JTBC '썰전' 원년멤버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2TV 토크쇼 '대화의 희열'에 게스트로 출연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단발성 예능·교양 프로그램 출연 사례는 많다.

방송가 한 관계자는 정치인들의 예능 출연에 대해 2일 "시청자들의 다양한 관심 분야를 예능에 녹이기 위한 방송사의 니즈(needs)가 커지는 가운데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방송에 출연하게 되면서 정치인들도 예능 콘텐츠에 캐스팅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사, 탐사보도, 다큐 등 정치·사회 주제가 아닌 예능에 정치인들이 출연하면서 정치인들 입장에서도 현실 정치에 지친 유권자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점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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