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KBO가 제안한 FA 제도 변경안, 수용 어렵다"(종합)

입력 2018-10-01 14:56
수정 2018-10-01 16:56
선수협 "KBO가 제안한 FA 제도 변경안, 수용 어렵다"(종합)

KBO "선수협으로부터 관련 내용 받은 뒤 이른 시일 내 입장 정리"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최근 KBO에서 제안한 FA 제도 변경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공식 반응을 내놨다.

선수협은 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협을 제도개선 협상 당사자로 인정한 점은 의미가 있지만, 시기상 빠른 논의와 결정의 어려움, 제안의 실효성 문제, 시행시기의 문제, 독소조항 등 여러 문제가 있어서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KBO는 지난달 19일 선수협에 자유계약(FA) 총액 상한제, FA 등급제, FA 취득 기간 1시즌 단축, 부상자 명단제도, 최저연봉인상 검토안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책을 제시했다.

KBO가 제안한 FA 상한액은 4년 총액 80억원이며, 계약금은 총액의 30%를 넘길 수 없다. FA 등급제는 최근 3년간 구단 평균연봉 순위에 따라 3단계로 나눠 보상을 차등화하는 게 골자다.



선수협은 "제도 변경안은 시간을 가지고 예고되고 논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를 결정하기까지 한 달을 채 주지 않았다"면서 "특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순위경쟁을 하는 선수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번 KBO 제안은 당장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FA 계약총액 상한제는 제도를 오히려 개악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며,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FA 등급제 역시 선정의 문제뿐만 아니라 보상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소위 B, C등급 선수가 쉽게 팀을 찾을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FA시장이 공멸의 길을 가고 있다면 선수협도 KBO리그 정책에 협조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과열현장의 근본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며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하는 파행적 제도를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KBO와 구단은 선수와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KBO리그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개선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선수협 기자회견장을 찾은 정금조 KBO 사무차장보는 "선수협으로부터 (기자회견 발표 내용에 관한) 세부 내용을 전달받은 뒤 구단과 논의를 거쳐 조만간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KBO가 선수협 반대에도 제도 개선안을 강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운찬 총재 의지대로 선수협을 공식적인 파트너로 인정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할 사안은 아니라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됐다.

이달 중순부터 KBO리그 포스트시즌이 시작하는 만큼 KBO와 선수협의 FA 제도개선 관련 논의는 시즌 종료 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선수협 "KBO가 제안한 FA 제도 변경안, 수용 어렵다" / 연합뉴스 (Yonhapnews)

◇ KBO가 선수협에 전달한 FA 관련 제도 개선안

▲ 2018시즌 종료 후부터 시행.

▲ FA 계약총액은 4년 최대 80억원으로 제한, 계약금은 계약총액의 30% 이내.

▲ FA 자격요건을 고졸 선수는 현행 9시즌에서 8시즌, 대졸 선수는 8시즌에서 7시즌으로 각각 1년 단축. 해외진출은 현행 7년 유지.

▲ 최근 3년 구단 평균연봉(선수) 순위로 FA 등급제 시행. 등급 구분을 위한 연봉 순위 산정 시 FA 계약선수(해외진출 복귀 계약선수) 제외.

▲ 보상안: (최초 FA) A등급 보호선수 20명 외 1명 + 전년도 연봉 200%. B등급 보호선수 25명 외 1명 + 전년도 연봉 100%. C등급 전년도 연봉 100%.

(재자격 FA) A등급 보호선수 25명 외 1명 + FA 계약 기간 평균연봉 150%. B등급 보호선수 30명 외 1명 + FA 계약 기간 평균연봉 100%. C등급 FA 계약 기간 평균연봉 70%. ▲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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