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6·25 전사자 맞은 문대통령…'강한 국방' 굳은 소신

입력 2018-10-01 12:12
수정 2018-10-01 15:45
국군의날 6·25 전사자 맞은 문대통령…'강한 국방' 굳은 소신

국군의날 경축연도 최초로 靑에서 주관…자주국방 철학 강조

안보 불안 잠재우고 남북평화에 진영 초월한 지지 당부한 듯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의날인 1일 군 관련 일정만 세 개를 소화하며 '강한 국방'에 대한 변함 없는 신념을 드러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세 차례 정상회담으로 남북평화 무드가 조성되는 것과는 별개로 평화는 강한 국력에서 나온다는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안보 불안을 잠재우고자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봉환한 국군 전사자 유해 64위는 1996년∼2005년 북한의 함경남도 장진, 평안남도 개천 등에서 북미가 공동으로 발굴한 유해 중 미국 하와이에서 한미가 공동으로 감식한 결과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유해다.

문 대통령은 64위에 일일이 6·25 참전기장을 수여하는 등 각별히 예를 다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군 참전용사와 유공 장병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국군의날 경축연을 연다. 지금까지 오전에 열린 기념식과 연계된 오찬이 청와대에서 별도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후에는 처음으로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가 열리는 월요일에 군 관련 일정을 빠짐없이 소화하는 것은 자주국방을 중요시하는 평소의 소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하루를 온전히 군과 관련한 일정에 쏟는 것은 극히 이례적일 것"이라며 "자주국방을 실현하겠다는 평소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국군의날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사 분야 합의가 이뤄진 뒤여서 더욱 주목된다고 할 수 있다.

남북이 합의를 통해 군사적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약속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와는 별개로 국군의날 행사를 몸소 챙기면서 강력한 안보가 평화체제 구축의 조건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방북 전인 지난달 14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 '도산 안창호함' 진수식에서 "철통같은 안보와 강한 힘으로 평화의 기틀을 세워야 한다"며 "'힘을 통한 평화'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흔들림 없는 안보 전략"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스스로 나라를 지키는 힘은 당연히 독립 국가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며 "그럼으로써 우리 힘으로 우리를 지키는 자주국방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이런 언급은 '정통 보수'의 전통적 가치인 안보의 가치를 수호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결국은 '진짜 안보'라는 점을 알려 일각에서 여전히 제기되는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자 하는 뜻으로도 읽힌다.

한반도 평화의 가치를 공동의 목표로 인식하고 진영을 뛰어넘는 지지를 당부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풀영상] 6·25전쟁 국군유해 64구, 하와이 거쳐 68년만에 조국 귀환 / 연합뉴스 (Yonhapnews)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군의날 기념식을 두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군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조촐한 기념식을 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데 대해 "평일 오전에 열리는 국군의날 기념식은 다수 국민이 시청하기가 쉽지 않다"며 "저녁 프라임시간대에 생중계되는 기념식과 비교할 때 어떤 게 군 사기 진작에 유효할지는 언론이 평가해 달라"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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