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광객에 주먹 휘두른 공항경찰…고개 숙인 태국총리
관광 추가 위축 우려해 조기수습…공항·경찰책임자 직무정지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태국 경찰관이 공항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폭행한 사건과 관련, 태국 총리가 30일 대변인을 통해 사과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편지까지 보내기로 했다고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지난 7월 태국 푸껫 남쪽 해상에서 중국인 관광객 수십 명이 숨진 선박 침몰사고 이후 눈에 띄게 줄어든 중국인 관광이 이번 사건으로 더 위축될 것을 우려해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27일 태국 수도 방콕의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태국 여행을 마치고나서 중국으로 돌아갈 것을 입증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된 중국인이 대기실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해 말다툼이 벌어졌다.
결국, 한 공항경찰이 중국인 관광객의 얼굴을 건드린 뒤 주먹을 휘두르는 일로 악화했다.
중국인은 다행히 주먹을 피했지만,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와 중국 언론을 통해 확산하면서 공분을 샀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30일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주태국 중국대사관을 통해 피해자에게 사과편지를 보낼 예정이라고 산센 깨우깜넷 태국 정부 대변인이 전했다.
쁘라윳 총리는 "태국의 첫 관문인 공항 종사자들은 서비스 정신을 갖춰야 하며 국제기준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며 "중국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 방문객의 편의 증진을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체육관광부와 관련 기관에 중국 관광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처를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돈므앙 공항 총책임자와 공항 경찰대장의 직무가 정지됐고, 폭력을 행사한 경찰대원은 해임될 예정이다.
푸껫 선박 침몰사고의 여파로 지난 8월 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86만7천46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98만3천212명보다 12%가량 감소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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