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여학생회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성균관대도 폐지 투표
연세대 총여학생회도 재개편 작업 중…'유일' 동국대도 논란 점화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대학 총여학생회 존폐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균관대가 학생 투표로 총여학생회를 폐지할지 결정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성균관대 서울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학생 총투표 투표관리위원회는 다음 달 10∼12일 총여학생회 폐지 여부를 묻는 학생 총투표를 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학교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투표권을 가진 이들 중 과반이 투표하고, 유효 투표수 중 과반이 찬성하면 투표안이 의결된다. 이번 투표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면 총여학생회는 폐지될 전망이다.
투표관리위는 "이달 19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한 학생 총투표 서면발의안이 총학생회장단에 제출됐다.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이 경우 학생 총투표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년째 총여학생회가 공석인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는 이달 초부터 일부 학생 단체 등이 총여학생회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존폐를 둘러싼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 학교 내 모임인 '성균관대 성평등 어디로 가나'는 이달 3일 '성균관대에는 총여학생회가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부착했다. 이 대자보에는 재학생과 졸업생 등 총 215명이 서명했다.
대자보는 그간 입후보자가 없어 공석이었지만, 올해 2학기 들어 입후보 의사를 보인 사람이 있는 만큼 총여학생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로도 동아리, 개인 등이 잇달아 비슷한 대자보를 붙이는 등 호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든 학생이 낸 학생회비가 여성만의 대표기구에 쓰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며 총여학생회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글로벌리더학부·경영대 학생회장이 총여학생회 폐지 총투표안 상정을 위해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아내 발의함에 따라 총투표가 열리게 됐다.
총여학생회의 위기는 성균관대가 처음이 아니다.
서울 내 대학 중 건국대와 중앙대, 홍익대는 2013∼2015년 총여학생회를 폐지했고, 중앙대 서울캠퍼스는 2014년 독립적 기구였던 총여학생회를 총학생회 산하 기구로 편입했다.
최근에는 연세대 총여학생회가 올해 5월 페미니스트 강사 은하선 씨의 교내 강연을 추진했다가 반발에 부딪힌 끝에 학생들의 총투표를 거쳐 '총여학생회 재개편'이 가결돼 현재 개편이 논의 중이다.
사실상 서울 내에서 유일하게 총여학생회를 운영 중인 동국대도 이달 중순께부터 학생들의 익명 게시판인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에서 학생회비가 총여학생회 운영에 쓰이는 데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잇달아 게재됐다.
jae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