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대통령, 대선 패배에도 권력 이양 거부 움직임"

입력 2018-09-28 13:54
"몰디브 대통령, 대선 패배에도 권력 이양 거부 움직임"

야권, 국제사회에 정권 교체 지원 요청 성명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크게 패했지만, 권력을 이양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현지 언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후보를 내세워 승리를 거둔 야권 연합은 27일 성명을 내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보장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야권 연합은 "우리는 몰디브의 모든 국민이 평화, 번영, 정의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권 연합이 이런 성명을 낸 것은 야민 대통령이 선거 패배에도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친중국 성향의 야민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정적 탄압, 언론 통제, 외신 취재 제한, 부정 개표 시도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국 패하고 말았다.

야민 대통령은 9만6천132표(41.7%)를 얻는 데 그쳐 13만4천616표(58.3%)를 획득한 솔리 후보에 크게 뒤졌다.

이에 야민 대통령은 오는 11월 17일 임기를 마치고 솔리 후보에게 정권을 넘겨줘야 한다.



하지만 야민 대통령은 선거 결과 무효 소송이나 비상사태 선언 등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는 소문이 현지에 떠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흐마드 말루프 야권 연합 대변인은 AP통신에 "야민 대통령은 경찰을 동원해 선거에 결함이 있다는 보고서를 준비하려 하고 있다"며 "30일로 예정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선거 결과 공식 발표도 미루려고 압력을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흐마드 쉬얌 몰디브 군 참모총장은 지난 26일 TV에 출연해 "선거 결과는 존중될 것"이라며 "군은 몰디브 국민의 뜻을 지킬 것이라는 점을 보장한다"며 야민 대통령의 평화적 퇴임을 은근히 압박하기도 했다.

앞서 인도 정부도 지난 24일 "몰디브의 세 번째 대통령 선거가 솔리 후보의 승리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을 환영한다"며 야민 대통령의 패배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도 몰디브 정치권을 향해 "선거 결과에 따라 국민의 뜻을 존중하기를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는 야민 대통령에게 조용하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사실상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오는 11월 솔리 후보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몰디브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인도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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