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업 공사 현장서 수신호 모범운전자 참변…사익활동 논란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경찰을 보조해 교통 수신호 권한이 있는 모범운전자연합회가 경찰에 알리지 않고 사기업 공사 현장 주변에 정복을 입은 회원을 신호수로 동원했다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28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2시 15분께 부산 강서구의 한 공사 현장 앞에서 신호수 역할을 하던 A(80)씨가 차량에 치여 숨졌다.
A씨는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부산지부 한 지회 소속으로 정복을 입고 신호수 활동을 활동하다 도로 한복판에서 변을 당했다.
문제는 A씨가 동원된 공사장은 모범운전자 지회가 일당을 약속받은 뒤 경찰에 활동 사항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피해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모범운전자연합회가 사익 활동을 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모범운전자연합회 회원의 수신호는 실질적인 권한이 있다.
경찰이 지급한 정복을 입고 수신호를 하다가 운전자가 이를 어길 경우 실제로 과태료가 부과된다.
물론 이런 권한은 모범운전자가 경찰을 보조하는 경우로 한정된다.
출퇴근 시간이나 대형 행사장 주변 교통정리 때 경찰이 요청하고 이들의 활동이 경찰 업무대장에 기록될 때에만 유효하다.
하지만 이들이 권한을 받았는지 외부에서 일일이 확인하기 힘든 상태에서 모범운전자 지회가 정복을 착용하고 사익 활동을 한 점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공익성이 강한 모범 운전자회의 사익 활동에 대한 제재나 관리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모범운전자 연합회와 사기업 간의 계약에 대해 경찰이 개입할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이고, 다만 정복을 입고 활동하는 부분 등은 명백히 잘못된 점이라고 판단해 행정지도하고 관리 감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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