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부동산거품은 홍콩"…홍콩 집값 29개월 만에 하락(종합)

입력 2018-09-28 18:42
"세계 최대 부동산거품은 홍콩"…홍콩 집값 29개월 만에 하락(종합)

UBS 보고서 "20개 도시 5년간 부동산 가격 35% 올라"

주요 금융기관들 "홍콩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 불가피"

(서울·홍콩=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안승섭 특파원 = 홍콩이 세계에서 부동산시장 거품이 가장 큰 도시로 지목됐지만, 홍콩 주택가격은 지난달 하락세로 돌아서 거품 붕괴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의 세계부동산거품지수(GREBI)는 2.03으로 조사 대상 20개 대도시 중에서 가장 높았고 독일 뮌헨이 1.99로 홍콩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지수는 1.5보다 클 때 거품 위험이 있음을 뜻하며 0.5∼1.5는 고평가 상태, -0.5∼0.5는 적정 수준, -1.5∼-0.5는 저평가 상태라는 뜻이다.



이어 캐나다 토론토(1.95)와 밴쿠버(1.92), 네덜란드 암스테르담(1.65), 영국 런던(1.61)이 거품 위험이 있는 도시로 분류됐다.

지난 5년간 이들 주요 도시의 부동산가격은 평균 35% 상승했으나 도시 간에 상승률 격차가 컸다.

홍콩 부동산가격은 2012년 이후 연간 상승률이 10%에 육박했다.

UBS는 홍콩 부동산시장은 만성적인 공급부족 상태이며 부동산가격을 잡으려는 당국 조치도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다른 도시 중에서는 일본 도쿄의 거품지수가 1.09로 높은 편이었다.

미국 도시는 대부분 부동산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2006년 수준에 미치지 않고 있으나 샌프란시스코(거품지수 1.44), 로스앤젤레스(1.15), 뉴욕(0.68)은 과열 상태로 지목됐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부동산가격은 2006년 정점보다도 20% 이상 높다.

유럽에서는 런던의 거품지수가 2년 연속 하락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과 해외 구매자 과세 부담 증가 등으로 투자가 주춤한 것으로 풀이됐다.

마크 헤이펄리 UBS 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융 중심지의 집값 거품 위험이 크기는 하나 금융위기 전과 비교할 바는 아니다"라며 "그러나 투자자들은 거품 위험 지역 부동산시장에선 까다로워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주택가격지수는 지난달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393.9를 기록해 2016년 3월 이후 2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기간 홍콩 주택가격은 45% 상승해 홍콩의 중산층 아파트 가격은 평당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홍콩의 주택가격 하락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기 둔화, 홍콩 증시 약세 등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SCMP는 "씨티은행, 노무라, UBS, CLSA, S&P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홍콩 부동산시장 거품의 붕괴를 예측하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급매물이 기존 시세보다 최대 20%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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