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보좌관스캔들' 주인공, 권총 빼들고 셀카 찍어 파문
수행비서 파면된 베날라, 대선캠프 경호원 때 권총 여성에 겨누고 사진
검찰, 불법 무기소지 혐의 수사 착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하다가 물의를 일으켜 파면된 보좌관이 작년 대선 직전 한 음식점에서 권총을 꺼내 레스토랑 여직원에게 들이대고서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프랑스 탐사보도매체 메디아파르(Mediapart)는 최근 한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작년 4월 28일 찍힌 이 사진에는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캠프 경호팀장이었던 알렉상드르 베날라(26)가 권총을 꺼내 음식점 여직원의 머리에 겨누고 카메라를 보며 웃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에는 당시 마크롱 캠프에서 일하던 다른 경호원들의 얼굴도 함께 담겼다.
베날라는 올여름 프랑스 정가의 핵으로 떠오른 이른바 '보좌관 스캔들'의 당사자다.
마크롱의 대선캠프 경호원을 거쳐 대통령 수행비서(보좌관)로 엘리제궁에 입성한 그는 지난 5월 1일 파리 시내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용 진압장구를 착용하고서 시위에 참가한 젊은 남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공개된 뒤 파면됐다.
이 사건은 대통령의 사설 경호원 출신 20대 수행비서가 권한 남용을 일삼으면서 엘리제궁 경호실과 경찰의 지휘체계를 무력화한 사건으로 비화해 여름 바캉스시즌 직전 프랑스 정계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야당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마크롱 대통령을 겨눠 파상공세를 펼쳤고, 상원은 청문회까지 꾸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스캔들로 인해 지지율 급락세가 더 가팔라졌다.
베날라는 이 사진을 작년 대선 1차 투표와 결선투표 사이의 기간에 프랑스 중부 푸아티에의 한 레스토랑에서 찍었다고 메디아파르는 전했다.
당시 대통령 당선이 유력했던 마크롱 캠프의 관계자들임을 알아본 음식점 여직원이 베날라에게 기념사진 촬영을 청했고, 베날라는 권총까지 꺼내 들고 포즈를 취했다고 한다.
당시 그는 민간 경호원 신분이었고 파리 시내의 마크롱 선거대책본부 사무실 바깥에서는 무기 소지도 허용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보도가 나오자 푸아티에 검찰은 베날라의 불법무기 소지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베날라는 현재 엘리제궁 보좌관일 때의 직권 남용과 경찰관 사칭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세다.
그는 지난주 상원 청문회에도 출석했지만, 앞뒤가 안 맞는 해명으로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특히, 대통령 경호요원도 아닌 수행비서 신분이었던 그가 평소에 권총 등 무기를 소지하고 다닌 것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이 이뤄졌지만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20% 후반대로 주저앉은 것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여름 휴가시즌 직전 터져 나온 보좌관 스캔들이 결정타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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