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역기간 합치면 384년…비전향장기수 19인의 초상
사진기자 정지윤, 내달 2∼14일 류가헌서 사진전 '귀향'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류기진, 김동섭, 문일승, 김교영, 이두화, 서옥렬, 허찬형, 양원진, 최일헌, 박정덕, 박순자, 오기태, 박종린, 김영식, 강담, 박희성, 양희철, 이광근, 그리고 김동수.
'비전향 장기수'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이들의 평균 나이는 87세.
이들은 사상이나 이념을 꺾지 않았다는 이유로 짧게는 3년, 길게는 37년을 갇혀 지냈다. 19명의 복역 기간을 합치면 384년에 이른다.
이들은 수감 생활을 마친 뒤에도 '빨갱이'라는 낙인과 생활고, 지병 등으로 고통받아왔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잊힌 비전향장기수들의 구술을 기록하고 초상과 일상을 담아온 정지윤(경향신문 사진기자) 작가가 결과물을 전시로 내보인다.
작가는 3년 전 비전향장기수 고 허영철의 삶을 담은 그래픽 노블 '어느 혁명가의 삶'을 읽은 뒤, 비전향장기수 작업에 관심을 두게 됐다.
다음 달 2∼14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사진위주 류가헌에서 열리는 '귀향'은 비전향장기수의 다양한 일상과 표정을 보여준다.
특히 검은 천을 배경으로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의 눈빛에서는 끝내 '전향하지 않은' 신념과 자존을 읽을 수 있다.
작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그들은 역경을 이겨낸 만큼 강했고, 풍파를 겪고도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담담하게 전해준 그들의 증언은 '화석에 피가 통하고 숨결이 이는 듯' 생생했다"고 전했다.
"태어난 고향이든 사상적 고향이든 '단 하루를 살더라도' 고향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이들의 귀향을 도와야 한다.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귀향을."(사진위주 류가헌)
문의 ☎ 02-71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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