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 '신비한 동물사전' 속편 한국배우 수현 캐스팅 옹호
"볼드모트의 순종적인 애완뱀에 아시아계 여배우 캐스팅" 비판에 해명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이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에 한국 배우 수현을 캐스팅한 것을 옹호하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Fantastic Beasts: The Crimes of Grindelwald)라는 제목으로 오는 11월 개봉할 예정인 이 영화에서 수현은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한 악의 화신 볼드모트의 애완뱀 '내기니' 역을 맡았다.
수현의 캐릭터는 뱀으로 변신할 수 있는 여성 서커스 단원으로 설정돼 그동안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뱀으로만 알려졌던 내기니가 한때 인간 여성이었음이 이번 영화를 통해 공개된다.
수현의 배역은 영화사 워너브러더스가 지난 25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마지막 홍보 영상을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는 롤링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기초로 재구성한 파생 작품(스핀오프)으로,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볼드모트가 부활을 위해 영혼을 7개로 나눠 보관한 '호크룩스' 중 하나인 애완뱀 내기니의 등장 예고에 팬들의 기대감도 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신비한 동물사전' 전편의 등장인물이 대부분 백인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아시아계 여배우가 주요 배역을 맡았다는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기니 역할을 아시아계 여배우가 맡은 것과 관련, 시리즈 속 캐릭터의 역할과 연관 지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내기니는 볼드모트의 소유물로, 볼드모트에게 철저히 이용당하면서도 순종적인 캐릭터다.
한국 배우인 수현이 내기니로 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 트위터 이용자는 "롤링, 당신이 책을 쓸 때 충분한 묘사를 하지 않았다는 건 이해하지만, 갑자기 내기니를 한국 여성으로 만들어 버리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롤링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내기니는 '나가'(Naga)로, 이는 "인도네시아 신화 속에 등장하는 뱀같이 생긴 존재"라면서 인도네시아는 자바인과 중국인 등 수 백 개 인종으로 구성됐다고 답했다.
롤링은 또 내기니가 '말레딕투스'(저주받은 피 때문에 야수로 변한 인간)였다는 사실을 20년간 숨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롤링의 이런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한국의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서커스의 눈요깃거리였던 아시아계 여성이 나중에 머리가 잘려 죽임을 당한다고? 내기니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뱀일 때 사람들을 먹기도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네티즌은 "살인마 백인 남성이 아시아계 여성을 뱀의 몸에 가둬놓고 세뇌한 격"이라며 거부감도 표시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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