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누워도, 밤에 술병 들고다녀도…베네치아, 관광객 벌금 강화
수백만 관광객 등쌀에 시달려 각종 규제 추진…일각선 볼멘소리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매년 관광객 수백만 명이 다녀가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거리에서 저녁에 술병을 들고 다니다가는 벌금을 내게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베네치아는 오후 7시 이후 거리에서 주류를 소지하다 적발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검토 중이다.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는 내달 베네치아 시의회가 이 조례안을 통과시킬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공공장소에서 섭취할 목적으로 (주류를) 운반하면 벌금이 부과되며 이는 모든 종류의 주류에 적용된다고 보도했다.
현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이런 조치에 대해 "(이탈리아) 북동부 전반에 걸쳐 가장 엄격한 규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베네치아 경찰청의 마르코 아고스티니 총경은 슈퍼마켓에서 주류를 구매해 나오는 이들을 겨냥할 계획은 없다면서, "술에 취해 맥주 3병을 들고 가는 누군가에게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네치아 당국이 거리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관광객을 대상으로 강력한 규제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베네치아는 거리의 지정된 구역 이외 공간에 앉거나 드러눕는 이들에 대상으로 50유로(약 7만원)부터 최대 500유로(약 6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조례를 내달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미 관광객들은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의 계단에 앉아 있다가 적발되면 200유로(약 26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 외에도 운하나 인근 바다에서 수영이나 다이빙하면 450유로(약 59만원), 수영복을 입었거나 상의를 탈의한 채 다닐 경우(남성 포함) 200유로(약 26만원), 새에게 먹이를 주거나 거리에 음식물을 버리면 50∼200유로의 벌금을 각각 내야 한다.
시 당국의 이런 엄격한 조치에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규제가 과도하다며 볼멘소리도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베네치아 인구는 1951년 17만5천명에 이르렀지만,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치솟고 상당수 주택은 숙박업소로 바뀌면서 현재 5만5천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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