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현재진행형 전설'…이동국의 기록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최초' 10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이미 달성…500경기·80-80에도 근접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매 시즌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2018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 '우승 후보' 전북 현대 선수를 대표해 참석한 이동국(39)이 시즌 각오를 밝히며 담담히 건넨 말이다.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는 불변의 진리를 잊지 않은 이동국은 우리 나이 마흔이 된 올해도 시즌 막바지까지 변함없는 활약으로 각종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동국은 26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K리그1 30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이번 시즌 리그 27번째이자 통산 496번째 경기에 나섰다.
각종 기록 얘기가 나올 때마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동국이지만, 시즌을 앞두고 "컨디션을 잘 유지해 꼭 달성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낸 게 500경기 출전이다. 이제 네 경기가 남았다.
한 경기를 더 보태면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코치가 보유한 필드 플레이어 최다 출전 기록(501경기)과도 어깨를 나란히 해 그는 또 한 번 대기록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다.
27일 현재 K리그 통산 출전 경기 순위는 김병지(706경기), 최은성(532경기), 김기동, 이동국 순이다. 현역 선수로는 이동국이 가장 많다.
전북에 합류한 2009년부터 이동국이 리그 경기를 가장 적게 소화한 시즌은 2016년(27경기)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꾸준히 뛰어야만 가능한 기록이다.
스플릿 라운드를 포함해 이번 시즌 K리그1은 8경기가 남아 500경기와 501경기 모두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전만 꾸준히 하는 게 아니라 '주특기'인 득점에서도 그의 기량은 여전하다.
지난달 이동국은 K리그에서 아무도 이룬 적 없는 10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해 최고 골잡이로 존재감을 다시 빛냈다.
이번 시즌 11골로, 한참 후배인 문선민(인천·12골)에 이어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이 중 절반가량인 5골은 교체 투입된 경기에서 기록해 '조커'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K리그 통산 최다 득점(213골)에선 2위 데얀(183골)과 30골 차이로, 이동국은 한 골 넣을 때마다 자신을 뛰어넘고 있다.
이쯤 되면 "언제의 이동국이냐"는 말을 쉽게 할 수 없다.
여기에 K리그 최초의 80(골)-80(도움) 클럽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해 9월 사상 첫 70-70클럽의 주인공이 된 그는 올해 도움 4개를 추가하며 통산 75개를 기록 중이다.
전남과의 경기에서 후반 37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완벽한 킬패스로 한교원의 결승 골을 어시스트해 75번째 도움을 작성했다.
전북이 전남 수비를 뚫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상대가 보고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절묘한 공간을 찾아 기회를 만들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쉽지는 않지만, 올해 안에 5개를 추가하면 80-80까지 이루고 시즌을 마칠 수 있다.
남은 시즌 그의 득점포만큼 도움 기록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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