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에 맞서라"…美, 일본·호주·인도와 손잡는다

입력 2018-09-26 16:44
"中 일대일로에 맞서라"…美, 일본·호주·인도와 손잡는다

미·중, 제3세계 국가 대상으로 투자 경쟁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의 야심 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맞서 미국이 일본, 호주, 인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레이 워시번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OPIC) 대표는 SCMP에 "OPIC는 일본, 호주의 해외개발 금융기관들과 합의서에 서명한 데 이어 인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OPIC는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의 신흥시장 개척 및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워시번 대표는 "양해각서 체결이 이뤄진다면 그 합의는 일본, 호주와 유사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일본, 호주가 맺은 파트너십은 세 국가가 에너지, 교통, 관광, 기술 인프라에 공동으로 투자할 때 거치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의 투자는 때에 따라 정부 투자보다 몇 배나 더 큰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는 역할도 하게 된다.

OPIC가 해외 프로젝트에 대출만을 제공했던 것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지분을 직접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도 지난 7월 미 하원을 통과해 이번 주 내에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법안이 통과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하면 OPIC는 미국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로 이름이 바뀌고,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도 600억 달러 한도로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OPIC가 일본, 호주와 맺은 3자 파트너십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제시한 '인도-태평양 경제 비전'의 일부분이다.

OPIC 강화 법안을 지지하는 테드 요호 하원의원은 "'약탈적인' 중국에 맞서기 위해 이번 입법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항로를 개방하고 여러 국가가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가 파트너십에 들어오는 것은 시진핑(習近平)이 제안하는 것에 맞서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함께 일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시진핑은 무대를 공유하지 않고, 무대를 독차지하고 싶어한다"고 비판했다.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으로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은 상대국에 대규모 투자와 차관, 경제협력 등을 약속하면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가 제3세계 국가가 '빚의 덫'에 빠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에 맞서 일본, 호주 등 동맹국과 협력해 제삼 세계 국가에 대한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미얀마의 경우 중국이 13억 달러를 제공해 항구 개발을 추진하자, 미국은 미얀마 전역의 송신탑 건설에 2억5천만 달러를 지원하는 등 양국은 제삼 세계 국가에 대한 투자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