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배드민턴 이용대-김기정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게요"
2년 만에 빅터 코리아오픈 출전…첫판 승리로 16강 진출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인터뷰도 오랜만에 하니 대답 중에 질문을 까먹게 되네요."
국가대표 은퇴 2년 만에 많은 취재진 앞에 선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30·요넥스)가 인터뷰 중 웃음을 터트렸다.
이용대는 26일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2018 빅터 코리아오픈'(총상금 60만 달러) 남자복식 32강전에서 김기정(28·삼성전기)과 호흡을 맞춰 블라디미르 이바노프-이반 소조노프(러시아)를 2-0(22-20 21-16)으로 제압했다.
이용대는 2016년 유연성(32·수원시청)과 함께 이 대회 남자복식 정상에 오른 것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김기정도 김사랑(29·밀양시청)과 세계 정상급 남자복식조로 활약하다가 2016년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국가대표팀과 실업팀 삼성전기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용대와 김기정이 본격적으로 남자복식조를 이뤄 국제대회에 출전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들은 복식조 결성 첫 무대인 이달 초 바르셀로나 스페인 마스터스 2018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 자신감을 발판으로 BWF 슈퍼 500(총상금 50만 달러 이상)급 대회인 코리아오픈에 출격했다.
2년 만에 코리아오픈 무대에 선 이용대는 "경기장에 들어설 때 생각보다 많은 분이 응원을 와 주셔서 살짝 긴장했다. 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김기정도 "첫 경기라 적응도 해야 했고, 관심과 응원도 많아서 긴장도 했다. 그래서 아슬아슬한 장면도 나왔지만,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용대는 "오랜만에 나왔는데 첫 경기에서 이겨서 기쁘다"며 "우승까지 가도록 준비하겠다"고 자신감이 묻어나오는 각오를 밝혔다.
이용대는 2015년과 2016년 이 대회 2연패를 하기 전에도 2012∼2013년 우승, 2009년과 2012년 준우승을 거두는 등 코리아오픈에만 출전하면 좋은 성적을 내왔다.
김기정도 이 대회에서 2015년 준우승, 2012년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번에는 태극마크 없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했지만, 팬들은 배드민턴 스타들의 귀환에 환호했다.
이용대는 "개인 자격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대와 김기정의 국제대회 복귀는 '새로운 도전'이다.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출신인 이용대는 "앞으로 많은 국제대회에 나가서 세계랭킹을 올릴 것이다. 8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김기정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기분 좋은 도전이다.
이용대는 "김기정과 조를 이루면서 기종과는 다른 플레이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경기와는 다른 경기력을 보여드릴 듯하다"며 "함께 만들어가면서 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우리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정은 "제 플레이는 불안한 편인데, 형은 안정적인 플레이를 해서 제가 더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기정이가 실수도 하지만, 결정적인 점수도 많이 낸다. 제가 기정이를 잘 잡아주면, 기정이는 부담 없이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면서 결정적인 점수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세대교체를 추진 중인 현 국가대표팀에도 최대한 도움을 주로 싶다고 밝혔다.
비록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노메달에 그쳤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좋은 결실을 볼 것이라는 믿음도 보냈다.
이용대는 "저조한 성적에는 저희의 책임도 있다. 저희도 아시안게임을 보면서 안타까웠지만, 지금은 세대교체 시점이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선수들이 나올 것이고, 도쿄에서는 다른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도 "우리 책임도 없지 않다. 그만큼 우리가 국제대회 나가면서 국가대표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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