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독립' 주장 홍콩민족당 활동금지에 中-서방 갑론을박

입력 2018-09-26 14:26
'홍콩 독립' 주장 홍콩민족당 활동금지에 中-서방 갑론을박

"중국 내정 간섭 말아야!" vs "표현·결사의 자유 보장해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정부가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야당의 활동을 금지한 후 이를 둘러싸고 중국 정부와 서방국가 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지난 24일 국가안보와 공공안전, 공공질서 등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사회단체의 해산을 가능케 한 '사단(社團)조례'에 따라 홍콩민족당의 활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정당 활동이 법에 따라 강제로 중단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정부의 명령에 따라 홍콩민족당의 당원으로 활동하거나 홍콩민족당이 주최한 집회에 참가하는 행위, 이 정당을 후원하는 행위 등이 모두 불법 행위가 된다. 이 경우 최고 3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홍콩 경찰은 페이스북에 홍콩민족당의 웹사이트를 폐쇄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홍콩민족당은 지난 2014년 홍콩 도심에서 벌어진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인 '우산 혁명'의 정신을 살려 2016년 3월 설립된 정당으로, '자주 국가, 홍콩 독립'을 모토로 내세운다.

홍콩민족당은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에게 정부의 명령에 대한 이의를 공식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캐리람 장관도 홍콩 독립 주장에 강하게 반대하는 친중파여서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캐리람 장관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일국'은 국가 주권과 국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가 주권과 영토 통합을 부정하는 행위는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은 것으로 간주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일국양제는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후 50년간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 것을 말한다.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홍콩민족당의 활동 금지는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행위로서, 이 배후에는 베이징 중앙정부가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고, 여기에 서방국가도 동조하고 나섰다.

주홍콩 미국 총영사관은 "이는 미국과 홍콩이 공유하는 표현과 결사의 자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표현과 집회, 결사의 자유를 존중하며, 이는 미국과 홍콩이 공유하는 핵심 가치로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홍콩 독립을 지지하지 않지만, 홍콩의 자치와 권리,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고, 유럽연합(EU)도 "이번 조치는 홍콩의 정치적 활동을 제한하고,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에 중국 정부는 이들 서방국가의 주장을 '내정 간섭'에 불과하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의 겅솽(耿爽)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홍콩민족당의 활동을 금지한 홍콩 정부의 결정에 대해 일부 국가와 단체가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콩 독립과 중국으로부터의 분리를 주장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를 주장한 홍콩민족당의 활동을 금지한 것은 올바른 조치였다"며 "정당 활동 금지는 홍콩과 중국의 내정으로서, 어떠한 외부의 간섭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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