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완벽한 라인업…압도적인 김재환·양의지, 대기만성 최주환

입력 2018-09-25 17:41
두산 완벽한 라인업…압도적인 김재환·양의지, 대기만성 최주환

김재환, 구단 최다 홈런·타점 주인공…당대 최고 포수 양의지

최주환은 '만년 후보' 꼬리표 떼고,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태형(51) 두산 베어스 감독은 "모든 선수가 MVP(최우수선수)"라고 했다.

실제로 2018년 두산 라인업에는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무려 7명이 타율 3할을 넘겼고, 시즌 초 극도로 부진했던 오재일(32)도 7월부터 반등하며 타율을 0.278까지 끌어올렸다.

군 복무를 마친 외야수 정수빈(28)까지 외야진에 합류해 두산 라인업은 더 탄탄해졌다.

올해 두산 투수진은 KBO 상위권이긴 하지만, 상대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두산 야수진은 누구나 인정하는 '독보적인 일등'이다. 외국인 타자를 거의 활용하지 않고 거둔 성적이라 더 놀랍다.

타석에서는 팀 타율 0.309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냈고, 투수 뒤에 서서 최소 실책(68개)에 빛나는 짜임새 있는 수비를 펼쳤다.

압도적인 두산 선수 중에서도 더 돋보이는 선수들이 있다.

'두산 최고'는 'KBO리그 최고'를 의미하기도 한다.



◇ 두산 역사를 바꾼 거포 김재환 = 김재환은 올 시즌 '잠실 홈런왕'에서 'KBO리그 최고 거포'로 한 계단 더 올라섰다.

김재환은 22일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방문경기에서 두산이 2-8로 끌려가던 6회초 1사 만루 백민기 타석에서 대타로 나서 왼쪽 담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개인 43번째 홈런이었다.

두산 구단 역사에 남을 홈런이다.

김재환은 1998년 두산 전신 OB에서 뛰며 42홈런을 친 외국인 타자 타이론 우즈를 넘어섰다. 이제 '베어스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의 주인공은 김재환이다.

김재환은 2016년 자신이 세운 구단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124개)도 129개로 늘렸다.

두산의 울타리를 넘어도 김재환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는다. 그는 명실상부한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가 됐다.

2016년 37홈런·124타점을 올려 개인 첫 30홈런·100타점에 성공한 김재환은 2017년에도 35홈런·115타점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팀의 115경기째에 30홈런·100타점을 채웠다.

김재환에 앞서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타자는 이승엽(1997∼1999년, 당시 삼성), 우즈(1998∼2001년 4년 연속, 당시 두산), 박병호(2012∼2018년 메이저리그 진출한 2년을 제외하고 5년 연속, 넥센 히어로즈), 에릭 테임즈(2014∼2016년, 당시 NC 다이노스), 최형우(2014∼2016년, 당시 삼성, 현 KIA)뿐이다.

모두 KBO리그를 지배한 거포다.

김재환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25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00득점을 채워,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100득점을 달성했다. KBO리그 최초의 기록이다.



◇ "얼마면 되나요" 당대 최고 포수 양의지 = 두산 팬과 다른 구단 팬들은 온라인에서 양의지(31)를 놓고 '전쟁'을 펼친다.

두산 팬들은 "양의지를 넘보지 말라"고 하고, 다른 구단 팬들은 "우리 구단에 양의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을 눈앞에 둔 2018년, 양의지의 가치는 더 치솟았다.

양의지는 10개 구단 실무진이 모두 인정하는 "당대 최고 포수"다. 영리한 볼 배합과 4할에 육박하는 도루 저지율(0.391) 등은 영락없는 '수비형 포수'다.

2015년 프리미어 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양의지가 한국 야구대표팀 안방을 지킨 이유다.

타석에서도 양의지는 두려운 존재다.

양의지는 6월 중순까지 타율 4할을 유지했다. 이후 조금 타율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0.350의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홈런(21개)과 타점(72) 부문도 포수 중에 가장 많다.

두산 팬과 다른 구단 팬들은 양의지에게 입을 모아 "얼마면 되나요"라고 외친다.



◇ 2017년까지 통산 22홈런→2018년 23홈런…대기만성 최주환 = 2016년, 두산을 상대한 한 감독들은 최주환을 보며 "저 선수가 두산 백업 야수다. 두산은 대체 얼마나 강한 건가"라고 말했다.

'강한 백업'이었던 최주환은 2017년 주전으로 도약했고, 2018년 기량이 만개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장타력'이다.

2017년까지 1군 개인 통산 홈런이 22개였던 최주환은 올해 벌써 23홈런을 쳤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LG 트윈스 타자 중 최주환보다 홈런을 많이 친 타자는 김재환뿐이다.

최주환은 처음으로 1군 풀 타임을 뛴 2017년 생애 첫 100안타(120개)를 달성했다.

2018년에는 기회가 더 늘었다.

최주환은 "나처럼 2군 생활을 오래 한 타자는 자신도 모르게 '여기서 삼진을 당하면 다시 2군으로 내려간다'는 생각에 위축되곤 한다. 나는 작년까지만 해도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공을 맞히는 데만 주력했다"고 떠올린 뒤 "올해는 '삼진을 당하더라도 내 스윙을 하자'라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최주환은 올해 2스트라이크 이후에 홈런 8개를 쳤다.

이제 "최주환이 롤모델"이라고 말하는 아마추어 선수들도 생겼다. 2군에는 오랜 2군 생활을 견디고 1군 붙박이 선수가 된 최주환을 부러워하는 선수가 더 많다.

최주환은 '화수분 야구'의 명가 두산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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