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헤즈볼라 자금책 의심 파라과이 국적 레바논인 검거
2017년부터 파라과이 경찰·인터폴 수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자금지원책으로 의심되는 파라과이 국적의 레바논인이 브라질에서 검거됐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경찰은 미국 정부에 의해 헤즈볼라 자금지원책으로 지목된 아사드 아흐마드 바라카트(51)를 전날 남부 파라나 주(州) 포즈 두 이과수 시에서 체포했다.
바라카트는 여권을 갱신한다며 허위로 작성된 서류를 제출했다가 지난해 8월부터 파라과이 경찰의 추적을 받았으며 인터폴의 적색수배 명단에도 올라 있다.
미국 재무부는 2006년부터 바라카트를 헤즈볼라 자금지원책으로 의심했다.
파라과이 정부는 브라질 정부에 바라카트 추방을 촉구했다. 그러나 바라카트가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추방을 위해서는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필요하다.
남미에서는 바라카트를 둘러싸고 그동안 여러 차례 테러 관련설이 제기됐다.
바라카트는 1994년 7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발생한 아르헨티나-유대인 친선협회(AMIA) 폭탄테러에 자금을 지원한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됐으나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다. 중남미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이 사건으로 85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2000년대 초반 파라과이 검찰은 바라카트가 운영하는 업체들을 헤즈볼라의 자금줄로 의심하고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바라카트는 테러조직 자금 지원설을 부인하면서 레바논 이스라엘 점령지구 내 고아들을 돌보는 단체에 돈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라카트는 2002년 브라질에서 외환 도피와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체포됐으며, 1년 후 파라과이로 추방돼 불법 해외송금 등 혐의로 6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08년에 석방된 후에는 브라질의 포즈 두 이과수 시로 거주지를 옮겼다.
브라질의 포즈 두 이과수 시는 아르헨티나의 푸에르토 이과수 시, 파라과이의 시우다드 델 에스테 시와 함께 남미 삼각지대를 이루는 곳이다. 3개 도시의 인구를 합치면 100만 명 정도다.
이 삼각지대에서는 밀수와 마약·총기 밀거래가 대규모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미국 정부는 이곳에서 불법 조성된 자금이 이슬람 테러조직에 흘러들어 간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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