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전 CEO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제품 가격 올릴 것"

입력 2018-09-22 12:48
월마트 전 CEO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제품 가격 올릴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최대 오프라인 소매 유통체인 월마트가 날로 악화하는 미·중 무역전쟁 탓에 곧 제품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빌 사이먼 전 월마트US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이먼은 이날 미 경제매체 CNBC 프로그램 '클로징 벨'에 나와 "지금까지 월마트는 가격의 많은 부분을 흡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얼마나 오래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이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품의 비용이 어떤 다른 방식으로 올라가면 결국 그걸 상쇄하거나 완화해야 하는데, 여러분은 월마트가 곧 그렇게 하는 걸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월마트가 2주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 앞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압박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아 보낸 서한과도 맥락이 일치한다.

애플도 USTR에 애플워치, 에어팟 등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고 애플 제품은 관세 리스트에서 빠졌다.

그러나 월마트가 취급하는 중국산 제품 중에는 관세 대상에 포함된 품목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천억 달러(223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4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월마트는 USTR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 내 최대 소매기업이자 미국산 제품의 주요 바이어로서 우리는 관세가 사업과 고객, 공급업자, 나아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마트는 전체 매출의 약 10%를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으며, 핼러윈과 크리스마스 연휴 계절 상품의 경우 특히 중국산 제품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에 이어 대형 할인점 형태 백화점인 타겟도 월마트와 비슷한 가격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이먼은 "가격은 궁극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대다수 소매 유통업자들이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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