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칠레 주교 2명 사표 추가 수리…"아동 성학대 연루 의혹"

입력 2018-09-21 21:30
교황, 칠레 주교 2명 사표 추가 수리…"아동 성학대 연루 의혹"

칠레서 아동 성학대 파문으로 물러난 주교 7명으로 증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가톨릭 교회가 세계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사제들에 의한 과거의 아동 성 학대 추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파문의 진앙지 가운데 한 곳인 칠레 주교 2명의 사표를 추가로 수리했다.

교황청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교황이 칠레 산 바르톨로메 교구의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바레라 주교, 산 펠리페 교구의 크리스티안 엔리케 몰리나 주교 등 2명의 사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최근 칠레 교회를 뒤흔든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 학대 파문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주교 수는 총 7명으로 증가했다.

칠레 주교단 34명은 지난 6월 교황이 바티칸에서 긴급 소집해 열린 사흘 간의 면담 후 "우리가 저지른 심각한 과오 때문에 피해자들과 교황, 가톨릭 신자들, 칠레 전체가 받은 고통에 용서를 구한다"며 교황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했으나, 교황은 현재까지 이들 가운데 일부의 사퇴만 받아들였다.

교황청은 이번에 사표가 수리된 주교 2명의 구체적인 사퇴 이유는 공표하지 않았으나, 두 주교 모두 성 학대에 연루된 혐의로 칠레 사법 당국에 의해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칠레 검찰은 지난 달 1960년대 이래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와 관련해 119건의 사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칠레 가톨릭의 최고위 사제인 리카르도 에사티 산티아고 대주교(추기경)를 포함해 가톨릭 고위 직분인 주교와 일반 사제, 평신도 등 총 167명을 성 학대 및 이를 은폐한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황은 지난 1월 칠레 방문 때에 성학대를 은폐한 혐의로 국내에서 큰 비판을 받고 있던 칠레 주교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가, 거센 반발에 처하자 교황청 특사단을 칠레에 파견해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 은폐 의혹을 재조사하도록 지시했다.

교황은 이후 특사단이 제출한 보고서를 검토한 뒤 지난 4월 "신뢰할 수 있고, 균형 잡힌 정보가 부족해 상황을 판단하는데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며 피해자들에게 거듭 사과하고, 칠레 교회의 주교단을 지난 6월 바티칸으로 소환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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