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프·독 등 유럽 8개국, 이스라엘에 "베두인마을 철거 안돼"
"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 위협 우려"…철거계획 철회 촉구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랍 유목민족인 베두인 마을을 철거하려는 이스라엘 정부의 계획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 폴란드, 네덜란드 등 유럽 8개국은 전날 이스라엘에 요르단강 서안의 칸 알아마르 마을의 철거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8개국은 유엔(UN)에서 중동 관련 회의를 앞두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칸 알아마르 마을의 철거는 이른바 '2국가 해법'의 실행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평화 가능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 당국에 이 마을을 철거하려는 결정을 재고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성명이 언급한 '2국가 해법'은 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1967년 이전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각각 별도국가로 공존하자는 방안이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유엔 중동특사도 지난 18일 베두인 마을의 철거가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5일 이스라엘 대법원은 칸 알아마르 마을의 철거 계획을 승인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철거 날짜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주 칸 알아마르 마을 근처에서 판잣집 5개를 해체하면서 긴장감이 커졌다.
이스라엘 정부가 칸 알아마르의 철거에 들어가면 주민들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칸 알아마르 마을에는 베두인 약 180명이 양, 염소 등을 기르면서 살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그동안 베두인들이 허가를 받지 않고 마을을 지었다며 주민들을 12㎞ 떨어진 지역으로 강제로 이주시킨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이스라엘에는 네게브 사막을 중심으로 베두인이 약 26만명 거주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정부는 과거에도 베두인에 대한 강제이주 정책을 추진하다가 논란을 빚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