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伊슬로푸드 박람회서 '발우공양' 등 한식 집중 소개

입력 2018-09-21 19:34
세계 최대 伊슬로푸드 박람회서 '발우공양' 등 한식 집중 소개

발우공양 행사 전일 매진…농식품부·aT 발효식품 홍보관도 '북적'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슬로푸드 박람회인 '2018 살로네 델 구스토-테라 마드레'에서 한국 전통 음식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0일 토리노 링고토 전시장에서 개막해 오는 24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박람회에서 한국 음식으로는 사찰 음식과 장류, 김치, 전통주를 비롯한 발효식품이 집중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특히, 21일부터 폐막일인 24일까지 토리노 시내에서 매일 1시간씩 정관스님(백양사 천진암 주지스님)이 진행하는 '발우공양' 시연 행사는 일찌감치 입장권이 동날 정도로 현지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지 일간 라 스탐파는 20일 지면에 '정관 스님, 불교 신자들이 나무그릇을 사용해 행하는 식사법인 발우공양을 소개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발우공양을 상세히 조명했다.

이 신문은 "불교 신자들에게 식사는 단순히 음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기원에 대해 생각하며, 음식을 제공해준 자연과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기회"라며 "사흘 동안 정관 스님이 이 신비한 식사법을 알려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발우공양은 부처의 가르침에 따라 마늘, 골파, 양파, 파 등 산성 야채와 고기를 다른 천연 재료로 대체하는 식사법"이라며 "김치와 같이 오래 숙성된 음식을 먹을 때 지혜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발우공양과는 별개로 21일 진행되는 된장, 고추장 등 한국의 전통장과 발효 소스를 체험하는 행사 역시 매진돼 2015년 밀라노엑스포 이후 이탈리아에서 부쩍 높아진 한식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도 이번 행사에서 한국의 발효식품 홍보관을 차려 장류, 김치, 전통주 등 다양한 발효식품을 소개하고,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비빔밥, 불고기 등 한식 요리를 시연해 전 세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의 주제 중 하나가 '음식과 건강'인 점을 고려해 선보인 곤드레 나물 비빔밥 등 아직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한식 건강 메뉴도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는 또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설명하는 자료와 이탈리아 현지의 한국 농식품 구매처, 한식당 목록 등도 이탈리아어와 영어로 배포하는 등 한식 알리기에 나섰다.

한편, 국제슬로푸드협회 주관으로 2년 마다 토리노에서 열리는 '살로네 델 구스토-테라 마드레' 올해 행사에는 세계 170여 국의 식품 생산자와 소비자, 식품 업체 등에서 약 20만 명이 자리를 함께해 대대적인 슬로푸드 축제의 장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슬로푸드는 전통적 방식으로 생산, 조리, 섭취하는 식품으로 패스트푸드에 상대되는 개념이다. 1986년 이탈리아의 음식 칼럼니스트인 카를로 페트리니가 맥도날드 등 글로벌 패스트푸드 매장이 지역에서 나는 고유의 음식을 위협하는 것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치면서 본격적인 슬로푸드 운동이 시작됐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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