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서 군사작전 지역 확대"…쿠르드 지역 겨냥한 듯(종합)

입력 2018-09-21 20:02
터키 "시리아서 군사작전 지역 확대"…쿠르드 지역 겨냥한 듯(종합)

에르도안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회의서 의결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최고 안보정책기구가 시리아 군사작전 확대 방침을 의결했다.

터키 국가안전보장회의(MGK)는 20일(현지시간) 오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어 국내·외 대(對)태러작전과 해외 파병 연장안 등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MGK는 이날 회의에서 시리아 '다른 지역'에서 테러를 근절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계속 확대한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발표문에서 밝혔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과 반군 사이 내전은 거의 끝났지만 터키는 시리아 군사개입 지역을 되레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터키가 시리아에서 '테러 소탕'을 명분으로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지역은 쿠르드 도시 아프린을 비롯한 알레포주(州) 북부와 반군의 최후 거점 이들립주(州) 등 시리아 북서부다.

MGK는 군사작전을 확대하는 '시리아 다른 지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 점령 지역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YPG는 시리아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국제동맹군의 지상군 주력으로 싸웠지만, 터키는 이 세력을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 연계 테러조직으로 분류하고 최대 안보위협으로 여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달 17일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터키에 최대 위협은 이들립보다는 YPG"라고 말해 쿠르드 세력 견제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대통령선거 유세 기간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 반자치지역인 유프라테스강 동쪽으로도 군사작전을 확대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위협했다.



이날 MGK는 또 시리아 북부 만비즈에서 YPG를 완전히 빼내기로 합의한 로드맵을 이행하라고 미국에 촉구했다.

유프라테스강에서 서쪽으로 약 30㎞ 떨어진 시리아 북부 만비즈는 터키군 점령지와 쿠르드 반(半)자치지역 사이에 있다.

YPG가 주축이 된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미군을 등에 업고 2016년 8월 만비즈에서 IS를 몰아낸 후 도시를 장악했다.

터키의 강력한 반발로 현재 도시에서 YPG 세력은 거의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이달 18일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의 대변인 션 라이언 미군 대령은 "내가 확인하기로는 YPG가 만비즈에 혹시 남아 있다고는 해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전했다.

한편, 미국은 최근 YPG와 그 정치 세력인 '민주동맹당'(PYD)의 테러 관련성을 연례 보고서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의 '2016 국가별 테러보고서'에는 YPG/PYD와 관련 '터키정부는 이들을 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본다'라는 언급이 있었으나 19일(미국동부 현지시간) 공개된 올해 보고서에는 이 부분이 삭제됐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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