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서열 2위 쩐 다이 꽝 국가주석, 희귀질환으로 별세(종합3보)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권력서열 2위인 쩐 다이 꽝 국가주석이 21일(현지시간) 병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1세.
국영 베트남뉴스통신(VNA) 등 현지 언론은 "쩐 다이 꽝 주석이 21일 오전 10시 5분 하노이에 있는 군중앙병원에서 병환으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응우옌 꾸옥 찌에우 베트남 공무원보건위원회 위원장은 "꽝 주석은 지난해 7월 희귀한 바이러스성 질환에 걸렸으며 그동안 치료를 위해 6차례 일본을 방문하는 등 1년가량 일본 의료진과 전문가들의 치료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찌에우 위원장은 "그러나 아직 완치약이 없어 병 진행속도만 늦춰왔는데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했다"면서 "꽝 주석은 지난 20일 오후 입원해 같은 날 오후 5시께부터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별세했다"고 말했다.
꽝 주석이 지난해 8월 1개월가량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으면서 현지 정가를 중심으로 그를 둘러싼 건강 이상설이 끊임없이 돌았다.
지난 11일에도 세계경제포럼(WEF) 아세안 지역회의에 참석하려고 베트남을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환영행사 때 창백한 모습을 보여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꽝 주석은 쯔엉 떤 상 국가주석의 후임으로 2016년 4월 국가주석으로 공식 선임됐다.
공산당 일당 체제인 베트남은 권력서열 1위인 당 서기장을 정점으로 국가주석(외교, 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이 권력을 나눠 갖는 집단지도체제를 택하고 있다.
주석직은 대외적으로 외교를 관장하는 상징적인 국가원수로 비치지만, 공안부 장관 출신인 꽝 주석은 취임 후 반체제 인사들에게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 국제인권단체들에게서 베트남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중국과 벌이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는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전략으로 대응해 불만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베트남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경제특구 조성법안에 중국과 관련한 언급이 없는데도 전국적으로 반중시위가 벌어지고 폭력사태까지 발생한 것도 이 같은 정서가 반영됐다는 관측을 낳았다.
꽝 주석은 베트남 북부 닌빈 성 출신으로 16세 때인 1972년 경찰학교에 들어가 1975년 공안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국가안전자문과장, 국가안전총국 부국장, 공안부 차관, 공산당 중앙집행위원, 정치국원을 거쳐 2011년 공안부 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공안부 말단에서 시작해 장관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41년 만에 국가주석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꽝 주석의 임기는 2021년까지였다.
또 중도 성향으로 업무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와 지난 3월 베트남을 국빈방문했을 때 꽝 주석을 만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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