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계엄군 지휘부 505보안대 과거와 미래는'…시민집담회

입력 2018-09-25 08:00
'5·18 계엄군 지휘부 505보안대 과거와 미래는'…시민집담회

내달 24일 첫 행사…고백과 증언, 보존방안 모색 이어간다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5·18은 505보안대에서 시작돼 망월동 묘지에서 끝났다."

1980년 5월 505보안부대 수사관으로 활동한 허장환(70) 씨는 최근 연합뉴스 기자에게 광주항쟁을 이같이 정의했다.

광주 기무부대로 불린 505보안대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 핵심 세력이었던 국군 보안사령부의 광주분실이 주둔하며 계엄군을 사실상 지휘했다.

홍남순 변호사, 조아라 선생 등 민주인사와 시민군이 지하실에 갇혀 취조받았던 항쟁 역사현장이기도 하다.

광주 서구 화정동 옛터에 흉물로 남아있는 505보안대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집담회가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잇따라 열린다.



25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순차적으로 열리는 이번 집담회가 내달 24일 오후 4시 첫 행사를 시작한다.

조선대학교 노영기 교수가 '505보안대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기조 발제한다.

당시 505보안대에서 갖은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한 시민 2명도 이날 항쟁 38년 만에 처음으로 역사의 증언대에 오른다.

이들은 전남 영암과 전북 남원에서 지금껏 5·18 트라우마를 견디며 살아왔다.

505보안대 옛터 보존과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2차 집담회는 같은 달 31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이수용 건축사무소 더반 대표가 발제를, 이효원 전남대학교 교수가 토론을 맡는다.

광주 각계와 예술인 모임, 시민사회단체도 참여해 활발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5·18재단은 허장환 전 505보안대 수사관 등 광주항쟁 당시 가해자 편에 섰던 이들의 고백과 증언을 듣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허 전 수사관은 올해 5·18재단 관계자들과 505보안대 옛터를 찾아 독일 아우슈비츠 수용소처럼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로써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적 있다.

5·18재단은 가해자 입장에 섰던 증언자와 항쟁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505보안대는 2005년 11월 육군 31사단으로 주둔지를 이전하면서 화정동을 떠났다.

광주시는 국방부 소유인 505보안대 옛터를 2007년 6월 5·18사적 26호로 지정했고, 원형 보존을 전제로 역사교육 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5·18재단 관계자는 "10년 넘게 폐허로 방치된 505보안대를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 것인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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