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뛰어든 소년 뺨때린 버스기사 징계?…佛 여론 '갑론을박'
동료들 반대 청원에 30만명 동참…"폭력은 비열 vs 소년행실 나빠" 양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갑자기 도로로 뛰어든 소년의 뺨을 때려 논란이 된 버스운전사에 대한 징계 방침을 놓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고 BBC와 CNN방송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3일 파리 남부 외곽 아르쾨이의 한 도로에서 12세 소년이 도로로 뛰어들면서 시작됐다.
도로를 달리던 버스 기사는 갑자기 뛰어든 소년을 피하려 급정거했고, 이어 버스에서 내린 뒤 행인 수십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의 뺨을 때렸다.
소년은 현지 경찰에 학교 수업을 마치고 버스를 잡으려고 도로를 건너 뛰어가는데 갑자기 경적 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욕설이 들렸다며 당시에는 자신의 앞에서 급정거한 버스 운전자가 고함을 지른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소년은 버스 기사에게 "입 닥치고 가버려라, 지나가라"고 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영상은 이 시점 직후 시작되는데 영상 속에서 소년의 주위에 있던 소년들이 왁자지껄하게 웃는 가운데 문제의 버스 기사가 도로로 내려와 소년의 뺨을 때렸다.
뺨을 맞은 소년은 충격에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주위에 있던 이들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고 방송은 전했다.
소년 또래의 자녀 둘을 둔 이 기사는 소년에게 몇 살이냐고 물은 뒤 "나는 몇살이냐?"고 묻고는 자리를 떠났다.
처음 스냅챗에 올라온 이 영상은 삽시간에 온라인상에서 퍼지며 조회 수가 120만 회에 이르렀다.
논란이 일자 버스 기사가 소속된 국영 파리대중교통공사(RATP)는 "우리의 원칙과 가치에 어긋난다"며 기사의 행위를 비판하고 그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기사는 자신이 순간의 분노를 못 이겨 그러한 반응을 보였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RATP는 전했다.
그러나 회사의 징계 움직임에 버스 기사의 동료들은 그가 해고당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청원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동료가 소년 때문에 갑작스럽게 차를 멈춰야 했고, 그다음에는 여느 부모라도 그랬을 것처럼 소년에게 소리를 친 것이라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응해 소년이 동료를 모욕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현재 청원 서명자는 30만여 명에 이른다고 BBC는 전했다.
SNS에서는 소년의 뺨을 때린 버스 기사의 행위가 "비열했다"는 지적과 "소년이 버릇없었다"거나 "소년의 행실이 나빴다"며 기사를 옹호하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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