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 "백두산 천지 보고 왔다는게 아직 믿기지 않아요"
만찬장서 '아티스트' 노래…"'손 위로' 하니 다들 호응해주셨죠"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2018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북한 평양에 다녀온 가수 지코(본명 우지호·26)는 "지금도 백두산 천지를 보고 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코는 다른 특별수행원들과 함께 20일 오전 백두산에 오른 뒤 삼지연 공항에서 평양 순안공항으로 와 공군 1호기를 갈아타고 이날 저녁 서울에 도착했다.
지코는 도착 직후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백두산 가는 길에 제가 탄 차에 살짝 문제가 있어 다른 일행보다 늦게 올라갔는데, 천지가 너무 아름다워서 정말 넋을 놓고 봤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장관이었다. 사진도 파노라마로 찍어야 할 정도로, 눈에 다 안 담길 정도로 커서 360도 회전해야 풍광을 온전히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백두산에 올라도 날씨 때문에 온전히 그 그림을 보기 어렵다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시원하게 풍광이 들어왔다. 그게 너무 기뻤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 18일 방북 첫날 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에게 지코를 "이번 방북단에서 가장 핫한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지코는 "정말 그렇게 소개해주셨다"며 "저도 가수 지코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고 웃었다.
방북 첫날 저녁 열린 김 위원장 주최 만찬장 분위기도 전했다. 이날 지코는 '아티스트'를, 에일리는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알리는 김형석 작곡가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아리랑' 등을 불렀다.
그는 "힙합이란 낯선 장르여서 분위기에 맞을지 걱정했는데, 그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호응해주셨다"며 "보통 중간에 '풋 유어 핸즈 업'(Put Your Hands Up) 같은 영어 애드리브를 하는데, '손 위로'라고 바꿔서 하니 남북 참석자들이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주셨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호응을 묻자 "거리가 있어서 제대로 보진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무척 화기애애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5·1 경기장에서 15만 관객이 모인 가운데 열린 집단체조를 본 소감도 밝혔다.
그는 "제가 여태까지 보지 못한 스케일의 무대, 퍼포먼스여서 보는 내내 넋을 놓고 본 것 같다"며 "카메라에 잡힌 것보다 실황은 규모가 더 큰 느낌이었다.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공연이었다"고 떠올렸다.
지코 "北집단체조,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 / 연합뉴스 (Yonhapnews)
또 뮤지션답게 음악종합대학 방문에서 본 아리랑 등의 공연을 가장 인상적인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아리랑 공연 관람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현악, 관악, 합창단, 국악기가 모두 등장했는데 너무나 수준급 실력이었다"고 기억했다.
현지에서 맛본 음식 중 평양냉면과 배 속 김치가 정말 맛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옥류관 가는 일정이 잡혀있어 기대감이 있었다"며 "정말 맛이 궁금했는데, 먹어본 평양냉면 중 단연 으뜸이었다. 기대에 부응하는 맛이었다"고 웃었다.
이어 "만찬장에서 나온 배 속 김치도 정말 맛있었다"며 "배 속에 김치를 넣어서 먹는 건데 기억에 남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방북길에 오를 당시 말끔하게 수트를 입은 모습이 화제가 되었다고 하자 "서울에 도착해서 알았다"며 "평소 그렇게 입고 다녀 팬들에겐 낯설지 않았을 텐데, 무대에서 화려한 이미지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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