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의 토종 선발승…장민재 "나도 했으니, 다 할 수 있어"

입력 2018-09-20 22:00
두 달 만의 토종 선발승…장민재 "나도 했으니, 다 할 수 있어"

20일 SK전 5⅓이닝 1실점 호투로 740일 만에 선발승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화 이글스 토종 선발승의 갈증을 풀어낸 투수는 장민재(28)였다.

장민재는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고 1점만 줘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는 장민재가 SK 에이스 김광현(6⅔이닝 7피안타 5실점 3자책)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둔 덕에 8-2로 승리했다.

한화 토종 선발이 승리를 챙긴 건, 7월 20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무려 두 달 만이다.

장민재의 선발승은 더 오래됐다. 장민재는 2016년 9월 10일 대전 SK전 이후 740일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장민재는 올해 구원 투수로만 뛰다가 13일 청주 SK전에서 시즌 첫 선발로 나서서 5이닝 4피안타 2실점 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20일 경기 전 장민재는 한용덕 감독에게 "오늘은 승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약속을 지켰다.

하이라이트는 5회말이었다. 한화가 3-0으로 앞선 5회말 장민재는 무사 2, 3루에 몰렸다.

송진우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주자 두 명 다 홈에 들어와도 우리가 앞선다. 과감하게 던져"라고 말했다.

장민재는 김성현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홈을 향하던 강승호를 잡았고, 노수광을 1루 땅볼로 요리해 김강민마저 잡아냈다. 그리고 한동민을 삼진 처리해 5회를 실점 없이 마쳤다.

경기 뒤 만난 장민재는 "코치님 말씀대로 과감하게 던졌다. 다만, 내 공이 위력적이지는 않으니까 더 깊고 정확하게 던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장민재는 6회 2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박상원에게 넘겼다. 박상원이 강승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줘 장민재의 자책점은 1개가 됐다.

장민재는 "6회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래도 저번 등판보다는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잡았으니까, 만족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사실 장민재는 SK에 강하다.

이날 경기 포함 장민재의 SK전 평균자책점은 2.08(13이닝 4실점 3자책)이다. 통산 SK전 평균자책점도 3.54로 개인 통산 성적 5.65보다 훨씬 좋다.

더 재밌는 기록도 있다.

장민재는 김광현과의 세 차례 선발 맞대결에서 모두 판정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장민재와 같은 날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패전투수가 됐고, 장민재는 2승을 거뒀다.

장민재는 "나도 모르는 기록이다"라며 "김광현 선배는 높은 곳에 있는 분이다. 감히 나와 비교할 수 없다"고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한화와 2위 싸움을 하는 SK로서는 의식할 수밖에 없는 기록이다.

장민재 덕에 '한화 토종 선발승의 갈증'이 풀렸다. 장민재는 최고 시속 140㎞의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SK 타선을 잡았다.

장민재는 "김민우, 김재영 등 우리 토종 선발은 나보다 더 좋은 구위를 갖췄다. 나도 했으니, 모두가 할 수 있다"고 동료 투수들을 응원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