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대응 놓고 EU 내 온도차…투스크-융커 발언 대비
투스크 상임의장, 영국에 좀더 긍정적…융커 집행위원장, 강경태도 고수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협상을 놓고 EU 회원국 간 의견차가 나타나고 있다.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 문제와 관련해 영국 정부의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이들 한편으로 강경한 자세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EU 정상회의 이틀째를 맞아 영국을 제외한 27개국 정상들은 브렉시트 협상을 끝내기 위한 EU의 대책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 정상들은 영국의 브렉시트 전략인 이른바 '체커스 계획'을 평가한 뒤 이에 대해 협상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EU 정상들이 아일랜드 국경문제와 관련해 더욱 완화된 EU 입장을 담은 지침을 브렉시트 협상팀에 내려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럴 경우 오는 11월 중순 열리는 EU 특별정상회의에 맞춰 협상 합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은 '체커스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협상 합의를 위해 이에 대한 수용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반면 독일과 프랑스 등은 영국에 양보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 역시 영국과 긴밀한 통상관계를 갖고 있는 스웨덴,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등은 영국이 진전된 입장을 나타낸 만큼 EU 역시 영국과의 견해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두 세력을 대표하는 것이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다.
투스크 상임의장이 영국 측에 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융커 집행위원장은 강경한 자세를 풀지 않고 있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전날 "브렉시트 협상이 결정적 국면에 접어들었고 여러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있다"면서 "메이 영국 총리의 제안 중 일부는 영국이 이 문제에 긍정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 문제와 경제협력에 관한 영국의 제안은 재검토와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융커 집행위원장은 브렉시트 협상 합의를 이루기 위해 영국과 얼마나 의견차가 좁혀졌는지를 묻는 말에 "아직 멀었다"(far away)고 답변했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 12일 유럽의회에서 행한 국정연설에서는 영국에 EU를 떠나면서 예전과 같은 특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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