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쓰레기 청소한다'…英연구팀 그물 이용 첫 우주실험 성공

입력 2018-09-20 16:16
수정 2018-09-20 16:57
'우주쓰레기 청소한다'…英연구팀 그물 이용 첫 우주실험 성공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인공위성과 우주선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우주 쓰레기'를 청소하는 시대가 머지않아 열릴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서리대학 우주센터는 지난 16일 지구 궤도에서 그물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실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 우주센터는 이번 실험을 위해 '쓰레기 제거'로 이름 붙인 무게 100㎏의 위성을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올해 여름 쏘아 올린 로켓에 실어 보냈다.



실험은 지구에서 거의 200마일(322㎞) 상공의 우주 공간에서 실시됐다. 이 위성이 신발 상자 크기의 실험용 목표물을 버린 뒤 약 7m 거리에서 폭 5m의 그물을 발사해 수거하는 데 성공했다.

구글리엘모 아글리에티 서리대 우주센터 소장은 "위성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낮은 궤도로 끌고 갈 수 있다"며 "그렇게하면 우주 쓰레기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불타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명을 다한 위성을 비롯한 큰 우주 쓰레기 조각을 수거하는데도 그물 기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리대 우주센터는 앞으로 3차례 더 실험할 계획이다. 약 한 달 뒤에는 카메라와 레이저 기술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관찰하는 영상 기반 항법 시스템을 실험한다.

내년에는 우주 쓰레기를 작살로 잡는 시도를 하고, 마지막으로 우주 쓰레기를 지구 대기권으로 끌고 가 불태우는 실험을 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실험에 든 비용은 1천500만 유로(196억 원)다. 유럽연합(EU)이 자금을 대고 서리대 우주센터 주도의 컨소시엄이 '쓰레기 제거' 위성의 설계와 제작을 맡았다.

미국우주감시네트워크(USSN)에 따르면 지구 궤도와 그 주변에는 7천600t 이상의 우주 쓰레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쓰레기는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떠돌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우주 쓰레기 조각이 약 1억7천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ESA는 "이런 물체는 운항 우주선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예컨대 위성이 10㎝짜리 물체와 충돌하면 산산조각이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서리대 우주센터]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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