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마약원료 코카잎 재배지 서울면적 2.8배…사상 최대"

입력 2018-09-20 04:51
"콜롬비아 마약원료 코카잎 재배지 서울면적 2.8배…사상 최대"

유엔 "작년 17% 증가해 17만1천㏊…코카인 1천379t 생산 가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세계 최대 마약 생산국인 콜롬비아에서 지난해 불법적인 코카 잎 재배 면적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카라콜 방송 등 현지언론이 유엔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코카인의 재료가 되는 코카 잎의 불법 재배 면적은 전년보다 17% 늘어난 17만1천㏊(42만3천 에이커, 1천711㎢)에 달했다.

서울시 면적(605㎢)의 2.8배다.

이는 1천379t의 코카인을 생산할 수 있는 면적으로 5년 전보다 3배 이상으로 증가한 규모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콜롬비아에서 마약퇴치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한 시절에 기록했던 수준을 웃돈다.

마약퇴치 프로그램이 추진된 첫해인 2000년에 집계된 코카 잎 재배 면적은 16만3천㏊였다.

미국은 지금까지 마약퇴치를 위해 콜롬비아에 100억 달러 이상의 원조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커피값 하락이 코카 잎 재배 증가를 부추긴 것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초반 이후 커피값이 38% 하락하자 많은 콜롬비아 농부들이 돈을 벌려고 커피 대신 코카 잎을 재배했다는 것이다.

옛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2016년 말에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후 떠난 산간오지 지역을 마약밀매 조직이 대신해 장악한 것도 다른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사회적응에 실패한 일부 옛 FARC 대원들이 재무장하면서 반군 세력이 커지고 있는 점도 코카잎 재배 증가에 한몫했다. 평화협정에 반대한 옛 FARC 잔당은 산간오지 지역에서 코카 잎 재배를 통해 전투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국가 중 미국의 최고 동맹국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카인 생산 증가로 양국 관계가 경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콜롬비아가 마약생산 증가세를 막지 못할 경우 콜롬비아에 부여된 마약퇴치 동반자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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