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지도자는 평양에서…영화는 런던에서 만난다

입력 2018-09-20 05:01
남북 지도자는 평양에서…영화는 런던에서 만난다

10월 런던 동아시아영화제에 남북한 영화 공동 출품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올해 들어 남북 정상회담이 세 차례 개최되는 등 정치적 긴장 완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영국 런던에서 남북한 영화가 같은 장소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런던 동아시아영화제(LEAFF) 집행위원회(집행위원장 전혜정)는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4일까지 런던 '뷰 레스터 스퀘어 극장'과 런던 필름 스쿨 등에서 세 번째 영화제를 개최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공개된 출품작 라인업에 따르면 한국과 북한,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13개국의 영화가 소개된다.

이중 6개 작품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봉되며, 8개 작품은 유럽 내 첫 상영이다. 영국에서 처음 소개되는 작품도 23편이 포함됐다.

개막작에는 한국 김태균 감독의 '암수살인'(Dark Figure of Crime)이, 폐막작에는 싱가포르 에릭 쿠 감독의 '라면 샵'(Ramen Shop)이 각각 선정됐다.



출품된 영화는 모두 9개 부문으로 나눠 상영되는데, 한국 이준익 감독의 '변산'(Sunset in My Hometown)',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Human, Space, Time, and Human)은 공식 선정작 부문에 포함됐다.

'여성들의 이야기'(Stories of Women) 부문에서는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북한 영화인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Comrade Kim Goes Flying)가 상영된다.

북한과 영국, 벨기에의 합작영화인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북한 시골의 한 여성 광부가 평양에서 서커스 곡예사가 되는 꿈을 이룬다는 내용으로, 북한이 처음으로 서양과 합작해 제작한 작품이다.

최근 국내 부천국제영화제에서도 공식 상영된 바 있다.

전혜정 위원장은 "동아시아영화제에서 한국과 북한 영화가 함께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근 남북 교류 확대 흐름 속에서 북한 영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제 '배우 회고전(Actor Focus)' 부문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배우인 김윤석이 조명된다.

영화제 기간 김윤석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부터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 장준환 감독의 '1987'까지 잇따라 영국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런던 동아시아영화제는 올해 처음으로 무대를 런던으로 국한하지 않고 대학생 등 젊은 관객이 많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셰필드, 세인트앤드루스 등에서 순회 상영을 할 계획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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