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동선언] 남북정상 '65분 대좌'…연내 서울 재회 약속도(종합)

입력 2018-09-19 17:14
수정 2018-09-19 22:10
[평양공동선언] 남북정상 '65분 대좌'…연내 서울 재회 약속도(종합)

문대통령 숙소 백화원서 2일차 회담…서훈·김영철 배석

문대통령 "전쟁없는 한반도 시작"…김위원장 '비핵화 의지' 첫 육성 메시지

"평화·번영의 열매 열려"…"화합·평화의 알찬 열매"



(평양·서울=연합뉴스) 평양공동취재단 김남권 이신영 설승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65분간 대좌한 끝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9월 평양공동선언문을 내놨다.

남북 정상은 전날 1일 차 정상회담에 이어 한반도 미래를 좌우할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

문 대통령의 2박 3일간 방문 일정 가운데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할애된 시간은 전날 120분, 이날 65분 등 총 185분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일 차 정상회담을 위해 백화원 영빈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 오전 10시였다.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위치해 북한 체제의 '심장부'라 불리는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전날 회담이 열린 것과는 달리, 이날 회담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찾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감색 양복을 입은 문 대통령과 검은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미소 띤 얼굴로 백화원 영빈관 복도를 지나 함께 회담장으로 향했다.

복도 끝에는 남북 정상이 서로 맞잡은 손을 들어 올린 모습의 대형 사진이 걸려있었다.

하늘빛이 도는 회색 원피스의 김정숙 여사와 감색 원피스를 입은 리설주 여사가 두 정상의 뒤를 따랐다.



[풀영상] 남북정상회담 서명식부터 공동기자회견까지 / 연합뉴스 (Yonhapnews)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마주 앉은 추가 회담은 오전 10시 5분에 시작돼 11시 10분에 끝났다.

전날 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측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배석했는데, 이날은 서 원장과 김 부위원장만 회담에 함께했다.

청와대는 회담 도중 "배석자 없는 단독 회담이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으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후 브리핑에서 "남측에서 서훈 원장이, 북측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이 배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바로잡았다.

서 원장은 회담 중간에 나와 정의용 실장,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과 대화한 뒤 다시 회담장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전날 회담에 배석했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은 회담장 밖에서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남북 정상 간 합의서 서명식 준비 등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두 정상의 긴밀한 대화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65분 만에 회담장의 문이 열렸다.

회담장을 나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짧은 인사만 한 채 서로 반대쪽으로 향했다. 회담 시작 전 웃는 모습이던 문 대통령은 입술을 다문 채 다소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두 정상은 회담 후 잠시 휴식을 취한 후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 서명을 위해 다시 만났다.

문 대통령이 먼저 서명 장소에 도착해 김 위원장을 기다렸다가 함께 서명식장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펜으로, 김 위원장은 만년필로 합의서에 각각 서명했고, 서로 환하게 웃으면서 서명이 담긴 합의서를 교환했다.

두 정상은 이어 송영무 국방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각각 서명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봤다.

이어 전 세계로 전파된 공동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한목소리로 한반도 평화를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며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수십 년 세월 지속되어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하였으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구두 문서가 아닌 육성으로 '비핵화'를 얘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두 정상은 또 '가을 정상회담'의 의미를 한껏 부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봄 한반도에는 평화와 번영의 씨앗이 뿌려졌다"며 "가을 평양에서 평화와 번영의 열매가 열리고 있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봄 여름은 혈연의 정으로 따뜻하고 화합과 통일의 열기로 뜨거웠다"며 "그 정과 열을 자양분으로 판문점의 봄날에 뿌린 화합과 평화의 씨앗이 싹트고 자라 가을과 더불어 알찬 열매가 됐다"고 했다.



나아가 두 정상의 '서울 재회' 약속도 있었다.

김 위원장이 먼저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을 의미한다"며 시기를 보다 구체화하면서 화답했다.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소화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김정숙 여사, 리설주 여사와 함께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으로 오찬했다.

오찬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수행원들도 함께 자리했다.

두 정상은 자리에 앉자마자 평양냉면을 소재로 얘기를 나눴다.

4월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 만찬 때 북한에서 공수한 평양냉면이 테이블에 오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판문점회담 기념 메달과 북미정상회담 기념 주화 등 기념품을 전달하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환송만찬장 대동강수산물식당 미리 맛봤습니다 / 연합뉴스 (Yonhapnews)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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