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조사단 "미얀마군 로힝야 탄압, 가늠 어려울 정도"
"미얀마 침묵하는 한 군부 권력 이양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미얀마군부의 로힝야족 탄압 문제를 조사해온 유엔 진상조사단은 18일(현지시간) 군부의 탄압 행위가 가늠조차 어려울 정도였다며 군 지휘부를 처벌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조사단을 이끈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인도네시아 검찰총장은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 총회에서 "땃마도'(Tatmadaw)로 불리는 미얀마군의 장성들이 계획한 작전의 잔혹함과 민간인 생명 경시는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최근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 등 6명의 장성을 국제법에 따라 중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보고서를 공개한 조사단은 이날 인권이사회에 440여 쪽에 이르는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조사단은 이 보고서에서 미얀마군부가 이슬람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을 잔혹하게 살해하거나 성폭행했다는 증언 등을 기록했다.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탄압은 지난해 8월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항전을 선포하고 미얀마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하면서 본격화했다.
ARSA의 습격을 명분으로 인종청소에 가까운 대대적 군사 작전이 펼쳐지면서 수천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70만 명에 이르는 로힝야족 주민들이 이웃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미얀마 정부는 군의 소탕 작전이 국경 지역 로힝야 반군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정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조사단은 "군의 작전은 실제 안보 위협과 매우 거리가 멀고 계속해서 지속해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다루스만 단장은 "사람들이 아주 체계적으로 살해당했다. 아이들은 총에 맞거나 강물에 빠져 죽거나 불에 타 숨졌다"며 "여성과 소녀들은 성폭행과 육체적 고문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군부와 민병대의 행위는 5개의 집단 학살 범주 중 4개에 속한다고 결론내렸다"면서 "미얀마가 이 문제에 침묵하는 한 미얀마에서 군부의 정권 이양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이다"라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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