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시리아군, 15명 탄 러 군용기 오인 격추…이스라엘 책임"(종합)

입력 2018-09-18 18:03
러 "시리아군, 15명 탄 러 군용기 오인 격추…이스라엘 책임"(종합)

시리아, 자국 공습 이스라엘 전투기 향해 방공미사일 발사했다 실수

러 "이스라엘 도발 적대적 행동으로 간주…대응 조치 취할 것"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차병섭 기자 = 시리아에서 작전 중이던 러시아 군용기 일류신(IL)-20이 시리아 정부군 방공미사일에 오인 격추돼 러시아 군인 1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군은 자국 북서부 라타키아를 공격하는 이스라엘 전투기를 러시아 군용기와 혼동해 미사일 공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18일(현지시간) "IL-20이 시리아 방공미사일 S-200에 의해 격추됐다"면서 "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이스라엘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S-200은 러시아가 시리아에 공급한 방공미사일이다.

국방부는 "이스라엘 전투기 조종사들이 러시아 군용기 뒤에 숨어 군용기를 시리아 방공미사일 공격에 처하게 했다"면서 "러시아는 이스라엘의 도발을 적대적 행동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계획된 (시리아 공습) 작전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에 미리 경고하지 않았다"면서 "공습 1분 전쯤에야 핫라인을 통해 통보가 와 러시아 군용기를 안전 지역으로 철수시킬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날 군용기 피격으로 15명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했다면서 이스라엘의 도발 행위에 대해 적합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군인들이 탑승한 첩보·전자전기 IL-20이 전날 저녁 시리아에서 가까운 지중해 해상을 비행하던 도중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IL-20이 17일 밤 11시(모스크바 시간. 한국시간 18일 오전 5시)께 (시리아 라타키아주의) 흐메이밈 기지로 귀환하던 도중 시리아 해안에서 35km 정도 떨어진 지중해 상공에서 연락이 두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용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진 시점은 이스라엘 F-16 전투기 4대가 라타키아의 시리아 목표물들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면서 "러시아 공중 첩보 자산은 해당 (지중해) 해역에 있던 프랑스 프리깃함 '오베르뉴'가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도 포착했다"고 전했다.

IL-20이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의 미사일이나 프랑스 해군 함정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국방부는 라타키아의 흐메이밈 기지 주둔 러시아군이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흐메이밈 기지는 2015년 9월부터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러시아 공군이 이용하는 현지 공군기지다.

러시아군은 이후 자체 조사를 통해 군용기 피격이 시리아 정부군 미사일에 의한 것으로 확인했다.

시리아 방공포대는 이날 지중해 방향에서 라타키아를 공습하는 이스라엘 F-16 전투기들을 향해 방공미사일을 발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리아 공군 기지의 2개 군용 창고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cjyou@yna.co.kr,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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