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블랙리스트 사과하고 이행계획 재수립해야"

입력 2018-09-18 11:26
"문재인 대통령 블랙리스트 사과하고 이행계획 재수립해야"

진상조사위 前민간위원들 "사람·영혼이 있는 사태해결 원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를 이끈 전 민간위원들이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계획을 비판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간위원들은 18일 세종문화회관 노동조합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 권력의 차원에서 블랙리스트 국가 범죄에 대해 국민과 문화예술인에게 사과하고, 향후 블랙리스트 진상규명 및 적폐청산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간위원들은 "문체부는 이번 이행계획 발표를 전면 백지화하고, 공정한 사회적 검증 과정과 토론을 통해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내용이 실현될 때까지 '블랙리스트 사태의 사회적 해결을 위한 청와대 앞 공론장'(가칭) 공동개최를 문화예술인과 국민들에게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민간위원들은 문체부가 진상조사위가 권고한 내용과 큰 차이가 있는 책임규명 이행계획을 제시하면서 타당한 근거와 합리적인 설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책임규명 이행계획에 블랙리스트 범죄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의지와 피해 당사자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다는 사실에 가장 크게 분노한다"면서 "이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1호, 적폐 청산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성명에는 활동한 고영재, 김미도, 김소연, 김윤규, 김준현, 류지호, 박태원, 박희정, 배인석, 송경동, 신학철, 오동석, 이동연, 이양구, 이원재, 장지연, 최승훈, 하장호 전 위원들이 참여했다.







작년 7월 말 민관 합동으로 출범한 진상조사위는 11개월 동안의 진상조사 활동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만든 블랙리스트로 인한 9천 명에 달하는 문화예술인과 340여 개 단체의 피해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토대로 지난 6월 블랙리스트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개선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 131명(수사의뢰 26명·징계 105명)에 대한 책임규명을 요구하는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지난 13일 문체부 검토대상인 68명(수사의뢰 24명·징계 44명)에 대한 검토 결과 작성·이행에 관여한 공무원 등 7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고, 12명을 주의 처분하는 것을 골자로 한 책임규명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제도개선 권고안은 31개 대표과제와 85개 세부과제로 나눠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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