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나 페널티는 성차별?…20년간 남자 선수 징계가 더 많아
세리나 남편 오하니언 "징계 횟수는 무의미…전체 경우에서 경고 확률 따져야"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세리나 윌리엄스(16위·미국)가 US오픈 테니스 단식 결승에서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경고를 세 차례 받은 일을 '성차별'이라고 볼 수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윌리엄스는 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여자단식 결승 오사카 나오미(7위·일본)와 경기 도중 경고를 세 번이나 받아 '게임 페널티'까지 적용된 끝에 0-2(2-6 4-6)로 졌다.
그는 게임스코어 3-1로 앞서던 2세트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준 뒤 라켓을 코트 바닥에 내팽개쳤는데 이때 주심 카를루스 하무스(포르투갈)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윌리엄스는 이것이 이날 자신이 받은 첫 경고로 여겼으나 그는 이에 앞서 코치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이유로 이미 한 차례 경고가 주어진 상태였다.
따라서 2차 경고에 해당하는 '포인트 페널티'가 적용돼 이어진 게임에서는 오사카가 15-0으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가 재개됐다.
이에 격분한 윌리엄스는 체어 엄파이어인 하무스를 향해 '도둑, 거짓말쟁이' 등의 호칭을 써가며 항의하다가 세 번째 경고까지 받았다.
이로 인해 '게임 페널티'가 적용되면서 4-3이던 게임스코어가 순식간에 5-3이 됐고, 승부의 추가 오사카 쪽으로 확 기울었다.
경기를 마친 뒤 윌리엄스는 "남자 선수들은 이런 항의에도 경고나 징계를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US오픈 대회장 명칭의 주인공 빌리 진 킹(미국)도 "여자가 감정을 드러내면 '히스테리'를 부린다는 소리를 듣거나 피해를 보게 되지만 남자는 그렇지 않다"며 윌리엄스 편을 들었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역시 "남녀 선수를 똑같은 잣대로 판정해야 한다"며 그간 판정에 있어서 여자 선수들이 차별을 받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하지만 미국 신문 뉴욕 타임스는 최근 보도를 통해 1998년부터 20년간 메이저 대회의 경고 횟수를 남녀 선수별로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메이저 대회에서 라켓을 집어 던져 경고를 받은 횟수가 남자 선수 646회, 여자 선수 99회로 남자가 더 많았고,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위에 따른 경고 역시 남자 287회와 여자 67회로 차이가 크게 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보도에 대해 윌리엄스의 남편이자 미국 소셜 미디어 '레디트'의 공동 창업자인 알렉시스 오하니언이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윌리엄스와 결혼한 오하니언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번 논란은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보다 더 높은 비율로 징계를 받는다는 것"이라며 "이 자료는 경고를 받은 전체 합계를 보여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부적절한 언어 사용에 대한 징계가 남자 선수 344회, 여자 선수 140회로 집계됐지만 이것을 단순한 전체 횟수를 비교할 것이 아니라 실제 벌어진 상황에서 어느 정도 비율로 징계가 내려졌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부적절한 언어 사용을 한 전체 경우의 수에 대해 징계가 얼마나 내려졌는지를 따져야지, 단순히 징계가 나온 횟수만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오하니언은 "학생들이 통계에 대해 더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 자선 프로그램에 이 기사에 쓰인 단어 하나당 10달러씩 총 7천140 달러(약 800만원)를 기부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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