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화, '지바 남북 단일팀 우승' 이분희와 25년 만에 만날까?

입력 2018-09-18 07:51
현정화, '지바 남북 단일팀 우승' 이분희와 25년 만에 만날까?

"북측 참석 인사 연락받지 못해…분희 언니 꼭 만나고 싶어"

"만나지 못하면 2020년 부산 세계선수권대회에 초청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이번 방북 기간에 북측 인사로 누가 참석하는지 연락받지 못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분희 언니를 꼭 만나고 싶습니다."

20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 방북 특별수행원(문화예술체육) 자격으로 18일 방북하는 현정화(49) 한국마사회 감독은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 남북 단일팀 일원으로 우승을 합작했던 이분희(50)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과 만남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1990년대 탁구여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현정화 감독은 북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이분희 서기장과는 '원조 남북 단일팀'으로 1991년 지바 쾌거를 함께했다.

남북은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을 앞두고 남북 단일팀 구성에 합의해 46일간 합숙 훈련을 벌였고, 단일팀은 여자단체전에서 9연패를 노리던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당시 감격스러운 금메달 획득 순간은 '코리아'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바 선수권이 끝나고 이별 당시 눈물바다를 이뤘던 남북 자매는 현 감독이 여자단식 챔피언에 올랐던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지난 2005년 6월 '6.15 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는 평양 민족통일대축전에 한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한 현 감독은 이 서기장을 수소문했어도 끝내 못 만났다. 지바 대회 때 친언니처럼 따랐던 이 서기장에게 주려던 편지도 전달하지 못했다.



또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여자대표팀 총감독 자격으로 참가했던 현 감독은 올림픽 직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면서 한 달 후 런던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출전한 이 서기장과의 재회가 무산됐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현 감독이 아시안게임 선수촌장을 맡았지만, 음주 운전 여파로 사임했다. 이 서기장도 곧이어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면서 둘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올해 3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때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실무책임자인 이 서기장이 방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북한의 방남 명단에서 빠지면서 재회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현정화 감독은 방북 기간 체육 분야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남북 탁구 교류 제안 등 임무를 수행한다.

현재 방북단 일정으로는 두 번째 날인 19일 남북 실무 협의에 따라 친교 일정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현 감독은 "이번 기회에 요청해서라도 (이)분희 언니를 꼭 만나고 싶다"면서 "만나지 못한다면 2020년 3월 부산인 고향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분희 언니를 초청하겠다"고 전했다.

chil881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