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또 인명사고…실탄 사격장 '안전 사각지대' 우려
법규 준수한 사격장 운영 불구, 사고 재발…경찰, 추가 대책 강구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잊을 만하면 재발하는 인명 사고로 실탄 사격장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찰이 때마다 정기 점검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사고가 근절되지 않자 사격장이 안전의 사각지대가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18일 서울 남대문 경찰에서 따르면 16일 오후 8시 10분께 서울 명동 실탄 사격장에서 영화 촬영 스태프인 A(36)씨가 총을 격발해 스스로 숨을 끊었다.
규정에 따라 인적사항을 적고 사격장에 들어간 A씨는 안전 지도를 위해 자신을 따라 들어온 종업원을 미리 준비해둔 전기충격기로 가격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사격장은 이달 4일 경찰로부터 안전점검을 받았다. 통상의 사격장에서처럼 총구까지 다른 방향으로 돌리지 못하도록 고정해뒀는데도 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처럼 법규에 따라 통제를 받는데도 자칫 잘못하면 인명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격장에는 늘 안전문제가 도사린다.
2001년에는 서울과 인천의 권총 실탄 사격장에서 연달아 손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4년 서울 방배동의 한 실탄 사격장에서는 한 30대 여성이 연습용 권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중상을 입은 바 있다.
2006년 발생한 서울 역삼동 국민은행 강남PB센터 권총 강도 사건의 범인은 한 실탄 사격장에서 권총 1정과 실탄 22발을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2015년 부산에서는 20대 남성이 실내사격장에 침입해 여주인을 흉기로 찌르고 권총과 실탄을 훔쳐 달아났다가 4시간 만에 붙잡힌 일이 있었다.
당시 사격장에서는 자물쇠 같은 잠금장치가 따로 없어 누구나 쉽게 총기를 빼낼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고, 허술한 총기 관리 규정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튿날 뒤늦게 총기 고정장치에 자물쇠와 같은 잠금장치를 달지 않으면 영업을 중단시키는 등의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명동 실탄 사격장 사고는 그간의 제도적 정비에도 허점이 남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안전 지도를 담당한 직원이 제압됐을 때나 인력이 부족해 현장 관리가 느슨해졌을 때를 염두에 두고 사고를 막을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경찰은 유사 사례가 재발할 우려에 대비해 다각적으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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