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장식 기와의 백미 '치미' 12점 한자리에
부여박물관 '치미, 하늘의 소리를 듣다'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건축물 격을 높이고 귀신을 쫓기 위해 지붕 용마루 양쪽 끝에 설치한 대형 장식기와 '치미' 12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국립부여박물관은 부여군,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한국기와학회와 함께 삼국시대부터 후삼국시대에 이르는 고대 치미를 조명하는 특별전 '치미, 하늘의 소리를 듣다'를 18일 개막한다고 17일 밝혔다.
부여 왕흥사터에서는 2013∼2014년 발굴조사 중 승방으로 추정되는 건물터 남쪽과 북쪽에서 각각 치미가 발견됐다.
연구소는 지붕에서 떨어져 땅에 묻힌 조각들을 수습한 뒤 남쪽 치미는 상부, 북쪽 치미는 하부를 각각 복원해 2016년 11월 공개했다.
당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왕흥사 치미는 높이가 123㎝, 최대 너비가 74㎝로 추정됐다. 연꽃과 구름, 초화(草花) 무늬를 새겨 우아함을 더한 점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는 6세기 후반 제작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왕흥사 치미를 비롯해 높이 182㎝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경주 황룡사 치미, 부여 부소산 절터 치미, 익산 미륵사 치미, 원주 법천사 치미가 나온다.
아울러 경주 분황사터와 인왕동 절터에서 출토한 치미가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박물관은 특별전과 연계해 10월 19일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학자들이 참가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을 연다.
박물관 관계자는 "치미는 고구려 고분벽화를 보면 4세기 중후반부터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대 건축기술의 화룡점정이자 많은 기와 중 백미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미만을 다룬 전시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유례가 없었다"며 "다양한 디지털 자료를 통해 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2일까지.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